5연임 최고경영자 “올해 톱1 도전 원년" 자신감
순이익 넘버2 유지속 디지털 조직 강화 잰걸음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맞아 김정남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DB손해보험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맞아 김정남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DB손해보험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DB손해보험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보험업계 최장수 대표인 김정남 부회장은 손해보험업계 1위사로 도약과 디지털 종합플랫폼 금융사로의 자리매김을 DB손보의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지난 4일 DB손보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DB손보는 1962년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로 출범해, 1968년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를 해체하고 한국자동차보험으로 전환했다. 1973년에는 기업공개를 단행했으며, 1981년 손보업계 최초로 온라인 시스템을 선보였다. 1983년 동부그룹에 인수된 이후 ‘동부화재’로 사명을 바꿨고, 2017년 11월 그룹명 변경에 따라 현재의 DB손보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4년 신 경영혁신을 선포하며 온라인 자동차보험 ‘DB손해보험 다이렉트’를 선보였고, 2009년에는 총자산 10조원를 돌파했다. 2010년부터는 현재의 김 부회장이 부임하며 DB손보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었다. DB손보는 2019년 총자산 4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3년만인 지난해에는 총자산 50조원을 돌파했다. 또 2020년에는 보유고객 1100만명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656억원을 달성하며 손보사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김 부회장은 5연임에 성공하면서 보험업계 최장수 대표의 자리를 현재까지 지키고 있다.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 부회장은 “60년을 이어온 결집력과 구성원들의 다양성으로 DB손해보험의 미래를 빛내야 하며, 신뢰, 실천, 도전의 Dream Big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소통과 협업의 문화를 정착해 100년을 준비하는 시너지를 만들 것이다”라며 “올해를 톱1 도전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의 손보업계 1위 도전이 허황된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DB손보는 현대해상에 이어 손보업계 자산규모 3위사지만 순이익에서는 이미 현대해상을 앞서고 있다. 특히, DB손보는 현대해상과의 자산 격차는 좁혀가면서 순이익 차이는 벌리고 있다.

지난해 말 DB손보의 자산은 51조1880억원으로 현대해상의 52조2909억원 대비 1조1029억원 적었다. 하지만 5년전인 2017년 양사의 총 자산 차이가 2조718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5년사이 DB손보는 현대해상과 자산 격차를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다.

지난해 DB손보의 순이익은 7769억원으로 전년인 2020년 5022억원 대비 54.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4384억을 기록해 양사의 순이익 차이는 3385억원으로 벌어졌는데, 이는 5년전인 2017년 1493억원과 비교하면 양사의 순이익 차이는 두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손해보험사 매출에 해당하는 원수보험료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DB손보의 원수보험료는 15조747억원으로 5년전인 2017년 12조3681억원 대비 21.9%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도 현대해상이 DB손보를 앞서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원수보험료는 15조4091억원이고 이는 5년전 대비 20.1% 증가했다.

올해도 DB손보의 순이익은 순항 중이다. 상반기 기준 DB손보의 순이익은 5626억원으로 지금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한 9085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새 회계기준(IFRS17)으로 전환되면 올해보다 큰 폭의 회계적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사옥/제공=DB손해보험
DB손해보험 사옥/제공=DB손해보험

김 부회장은 1위 손보사라는 목표와 함께 2025년 이후 ‘디지털 종합플랫폼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DB손보는 조직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금융업계 최초로 6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는 각 산업현장에서의 문제점 개선, 원가절감, 고객만족 제고 등을 목표로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소모임을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선정해 시상하는 대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한다.

지난달 DB손보는 이 경진대회에서 서비스·사회적가치창출 부문 금상, 창의개선·사무간접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사회적 가치창출 분야에서 금상을 수상한 DB손보의 ‘SmarT-UBI팀’은 이번 대회에서 자동차 주행거리 정산업무에 AI를 적용했다. 앞서 이 팀은 2017년 금상 수상에 이어, 2019년, 2020년, 2021년 사무간접 분야에서 3년 연속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DB손해보험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사기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DB T-system)’은 공모형 보험사기 조사를 분석해 적발하기 위해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2021년 4월부터 10개월 간 약 30여명의 개발인력들이 투입됐고, 해외 사례들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다.

DB손보는 기존의 기술과 사례들을 더 고도화해 자동차보험은 물론이고 장기보험의 공모형 보험사기까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보험사기인 가·피해자 공모를 통한 고의사고나 공업사와 렉카, 부품상의 공모 허위청구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낸다. 이 시스템은 유형·지역별 공모사기 통계정보,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석을 통한 사기 의심집단 세부정보, 조사 대상자 검색을 통한 협의내용 확인 등의 정보 등을 제공해 준다.

지난해에는 DB손해보험이 제출한 모바일 기반의 실시간 미러링 기술을 활용한 TM판매 상품설명 및 청약’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기술은 보험 텔레마케터와 고객이 모바일 폰에서 쌍방향으로 전자문서를 공유하고 설명하는 기술이다. 기존에 음성 설명중심의 텔레마케팅 방식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바꿔 완전판매를 더 강화했다는 평가다.

또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한 보험상담 서비스 ‘프로미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고, AI 플랫폼 ‘스마트 컨택센터’도 선보였다. 스마트 컨택센터는 AI가 상품 설명과 주요서류 제출 확인 등을 이행하며 사람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를 통해 DB손보는 연간 30억원 이상의 사업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DB손보는 지난 2019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인터넷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DB다이렉트 톡’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는 운전자보험, 암보험, 치아보험 등 다양한 상품 가입도 가능하게 했고, 핀테크 기업과 협업으로 2016년에는 업계 최초로 운전자습관연계보험(Smart-UBI 안전운전특약)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차량에 부착된 네비게이션을 활용해 운행속도와 급출발, 급제동 등의 정보를 수집해 안전운전을 할 경우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11% 할인해준다.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었으며, 현재까지 100만명이 넘게 가입하고 있다.

이밖에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건강나이 상품 개발, AI 질병예측 서비스, 네이버 사인 인증, 스마트폰 기반 보상, 콜 시스템 모바일 통지 등 디지털 서비스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김 부회장은 “지금까지 디지털은 금융산업의 화두였지만, 이제부터 디지털은 금융의 또 다른 이름이다”라며 “디지털 금융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자동화·지능화를 확대해 나가야 하고, 2025년 이후 ‘디지털 종합플랫폼 금융사’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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