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진=종근당 제공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진=종근당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종근당이 전문경영인 경영체제에 들어선 지 올해로 벌써 10년째다. 종근당은 2013년부터 소유와 경영 분리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이중 7년이 넘는 시간을 김영주 대표이사와 함께 하고 있다. 2015년 영입된 김 대표는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하면서 종근당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종근당과 김 대표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데에는 성과가 주효했다. 종근당은 김 대표 체제 아래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현재까지 매출 ‘1조 클럽’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늘리며, 미래를 위한 신약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선임 이후 매출 '퀀텀 점프'

김 대표는 스미스클라인비참, 릴리, 노바티스, 머크세로노 등 다국적 제약사를 거친 영업, 마케팅 전문가다.

2015년 김 대표가 선임될 당시에만 해도 파격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보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제약업계에서 내부인사 대신 외부 인사를 수장에 앉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 선임 당시인 2015년 종근당 매출이 5924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옳은 선택이었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1조3340억원이다. 김 대표가 수장으로 온 이후 매출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종근당의 올 상반기 매출은 70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한 상황인 것은 물론,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근당은 2019년 매출 1조원을 넘긴 뒤 3년 연속 1조 클럽 자리를 수성 중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김 사장이 굵직한 신약 판권을 연이어 확보에 성공해낸 덕이 컸다.

종근당은 2015년부터 MSD의 고지혈증치료제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 △바이토린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젯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17년에는 △나조넥스 △프롤리아 △프리베나13’ 등의 판매계약을, 2018년에는 △잘라틴PF점안액 △아리셉트 △인플루엔자 듀오 등의 판매 계약을 맺었다. 2019년부터는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과 알보젠의 비만치료신약 △큐시미아를 판매중이다.

이들은 종근당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일례로 케이캡 매출은 올해 상반기 582억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2% 성장했다. 같은 기간 프롤리아도 매출이 480억원으로 49.4%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종근당은 진단키트 공동판매 계약까지 따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종근당은 지난 3월부터 휴마시스와 손잡고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R&D에 매출의 10%…신약개발 박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겠다.”

김 대표가 올해 3월 열린 종근당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발언이다.

종근당은 신약개발에도 적극적인 제약사다. 매년 매출의 10%가 넘는 돈을 R&D에 대한 투자하며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종근당은 2020년 1500억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1635억원을 투자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의 12.2%에 달하는 786억원을 R&D에 투자하는 데 썼다. 종근당의 연구인력은 올해 상반기 기준 565명으로 전통제약사 중 1위다.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개발한 급성 및 만성 위염 치료제 ‘지텍(성분명 육계건조엑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텍은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인 육계에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규추출법을 적용해 위염에 대한 효능을 최초로 입증한 천연물 의약품이다.

현재 일본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와 해외 진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절차와 발매 준비를 마친 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 부임 이후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바이오신약인 ‘CKD-702’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 과제로 선정돼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이중항체다. 각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이다.

종근당은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CKD-702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2023년 글로벌 임상 1·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종근당의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인 ‘CKD-510’은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준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지난 5월 국제 말초신경학회(PNS) 연례 학술대회에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이외에도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 △대장암 치료제 ‘CKD-516’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중이다.

◇오픈 이노베이션도 적극적

김 대표는 신약개발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5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이엔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종근당은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타깃’ 단백질을 스크리닝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이엔셀은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치료제의 공정개발과 후보물질 및 임상시료 생산을 맡게 된다.

지난해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미국 바이오벤처 카라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 ‘CR-845’가 FDA 승인을 받았다. 종근당은 CR-845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은 김 대표 체제 아래 앞으로도 신약, 개량신약, 퍼스트제네릭은 물론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해 나간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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