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금리 인상·주식시장 침체 영향…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해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난해까지 증권사로 몰리던 시중자금이 다시 은행권 예·적금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22개 증권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는 60조338억원으로 올해 초(69조1867억원) 대비 9조1529억원(13.2%)가 줄어들었다. 심지어 지난달 초에는 50조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항목별로 보면 가장 많이 줄어든 상품은 RP(환매조건부채권)형이다. 올해 RP형 상품의 CMA잔고는 34조141억원이었으나, 지난 1일 기준 25조2738억원으로 25.7%(8조7403억원) 감소했다. 이어 MMF형이 연초 대비 21.7%(6872억원) 줄었으며, 기타형도 18.2%(4조4519억원) 감소했다. 유일하게 발행어음형 상품만 연초(7조5366억원) 대비 62.7%(4조7264억원) 증가한 12조2630억원을 기록했다.

CMA잔고뿐 아니라 투자자 예탁금도 크게 줄었다. 1월3일 기준 71조7327억원이었으나, 지난 1일 49조6547억원으로 줄었다. 신용거래융자도 17조960억원으로 연초(23조3284억원) 대비 26.7%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주시식장으로 몰리던 시중자금이 올해 들어 빠져나가는 데는, 최근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주식시장의 침체에 기인한다. 지난 2월 1.25%의 머물던 국내 기준금리는 6번 연속 금리 인상으로 3.25%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올해 초까지 3000에 인접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400대로 내려 앉았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권 예·적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으로 전월보다 19조710억원(2.4%) 증가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도 전월 대비 각각 30조6838억원과 47조7232억원의 시중자금이 은해의 예·적금으로 몰렸다.

현재 일부 시중은행에선 5%가 넘은 예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단리) 상품 기준 최고 금리는 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5.40%)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e-그린세이브예금(5.30%) △SH수협은행 Sh플러스알파예금(2차)(5.30%) 등도 5% 넘는 상품을 내놓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파른 금리 시장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지난해와 달리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은행권으로 이동 중이다”라며 “현재 일반 고객들이 안전하고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 선호현상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