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TV홈쇼핑기업이 아닌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혁신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완신 대표는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콘텐츠 전문가’로 불린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으로 일하면서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과 초대형 달 ‘슈퍼문’ 등의 캐릭터를 활용해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일대를 인증샷 명소로 만든 바 있다. 

롯데홈쇼핑 대표에 오른 뒤에는 가상모델 ‘루시’, 대형 곰인형 ‘벨리곰’ 등을 선보이며 미디어 커머스 기업을 목표로 단순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콘텐츠 커머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원투수' 이완신, 수익·상생 회복에 집중

이 대표는 2001년부터 근무해 온 롯데백화점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전·현직 임직원이 중소기업 납품 비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났다. 비위 사실을 심사 과정에서 고의로 누락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로비를 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당시 정부는 원래 5년간 연장해줘야 하는 방송 허가 기간을 3년으로 줄이는 등 연속으로 위기에 빠진 상태였다.

이 대표는 2017년 초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떨어진 회사의 위상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자신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패션 분야를 집중 공략으로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롯데홈쇼핑 대표에 오르기 전 그는 롯데백화점에서 여성의류팀장을 지냈고, 부산 본점 점장과 서울 본점 점장 등을 거치며 여성 패션 전문가로 통한다.

그 일환으로 독일 브랜드 '라우렐'을 유치하는 등 백화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패션 MD를 강화하고 이전에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직매입 상품 거래를 늘렸다.

이러한 변화 노력에 힘입어 롯데홈쇼핑 영업이익은 2016년 이전 700억원대에서 2017년 이후 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출연 CEO 유튜브 라이브 '완전 신박한 라이브' 방송 이미지.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출연 CEO 유튜브 라이브 '완전 신박한 라이브' 방송 이미지.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상생과 조직을 추스르는 데도 집중했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직접 출연하는 유튜브 생방송 '완신 라이브'를 진행하고, 칭찬 게시판 '벨리굿'과 MZ세대 소통 공간 '청춘 라이브', PC오프 제도와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힘썼다.

책임자급(과장급) 이하 10명 내외의 실무진으로 사내 조직 ‘H이노베이터’를 구성하고, 지난해 9월에는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MZ PB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직원들의 의견을 회사 경영에 반영하며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협력사와의 간담회를 여러 차례 열고 직접 파트너사를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등 현장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0년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리고, 민간기업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와 공동 주관으로 ‘한류박람회’를 여는 등 협력사 해외판로 개척도 지원했다.

취임 후 '수익'과 '상생'에 큰 결실을 본 그는 2019년 12월 롯데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홈쇼핑은 미국 뉴욕 맨해튼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하는 '어메이징 벨리곰'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은 미국 뉴욕 맨해튼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하는 '어메이징 벨리곰'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탈 홈쇼핑" 선언…'벨리곰·루시' 등 마케팅 아이디어로 돌파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로 취임한 이후 줄곧 '탈(脫) 홈쇼핑'을 강조한 이 대표는 창립 21주년을 맞은 올해 이를 구체화했다. 

그는 "스물한 살 청년이 된 롯데홈쇼핑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디어커머스, 디지털 사업 등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탈 홈쇼핑 회사로 도약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작한 신사업은 벌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MZ세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이 대표의 기획력으로 만들어진 벨리곰이 대표적이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올해 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 광장에 높이 15m 크기로 전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120만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로, 콘텐츠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하기도 했다. 현지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촬영하고, 타임스퀘어 등 유명 관광지에서 벨리곰이 출연하는 '깜짝 카메라' 이벤트를 진행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 IP(지식재산권)에 멤버십 혜택까지 얹은 벨리곰 멤버십 NFT를 출범시켰다. 9500개 NFT가 오픈 0.5초 만에 매진되며 높은 인기를 나타냈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통해 해외 테마파크 조성과 게임, 애니메이션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 6개국에서 벨리곰 상표 출원도 완료했다.

가상모델 루시도 롯데홈쇼핑이 밀고 있는 콘텐츠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29세, 디자인 연구원이지만 부캐(부 캐릭터)로 패션모델 겸 취미 부자라는 콘셉트의 가상모델 루시를 선보였다. 12월에는 롯데홈쇼핑 방송의 쇼호스트로 데뷔하기도 했다.

루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10만명 넘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상태며 현재 롯데홈쇼핑의 여러 상품을 판매하는 마스코트로도 활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하며 골프 예능 '파하하'를 제작했다. 예능을 통해 골프 선수 정길환 프로의 커플레슨권을 앱에서 판매하기도 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5일에는 가상모델 '루시'를 시범 조교로 고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안에 라이브커머스를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해 아바타로 상품과 브랜드를 체험하고 게임도 할 수 있는 '메타라이브 스튜디오'도 선보일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동규 롯데홈쇼핑 ESG실장, 정상범 송파구청 공원녹지과장, 강수정 환경재단 국장.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왼쪽부터) 이동규 롯데홈쇼핑 ESG실장, 정상범 송파구청 공원녹지과장, 강수정 환경재단 국장.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친환경·인권경영 내재화로 ESG 2.0 시대 대응

이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인권경영 등 ESG경영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내걸고 있다.

윤리의식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교육 등을 통해 윤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이사 직속의 준법지원부문을 신설했으며 한국투명성기구 등 외부 전문가가 내부의 부정·비리 취약 분야 등을 점검하는 ‘청렴옴부즈만’ 제도, 파트너사의 애로사항 등 의견을 직접 청취해 수렴하는 ‘리스너’, ‘상생간담회’ 등 투명한 조직 조성을 위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환경경영 체계 구축 △사회적 책임 이행 △ESG 경영 체계 확립을 골자로 한 ESG 경영을 선포했다.

또한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ESG 위원회를 발족하고, 활동 분야별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임직원들의 인권 존중 실천을 위해 '인권 경영'을 선포하고 ESG 경영 의지를 강화했다. 지난 7월 임직원의 올바른 행동과 가치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는 '인권경영 헌장'을 제정했으며, '자유', '평등', '준법' 등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14개 조항으로 구성했다. 이를 계기로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 조성으로 인권경영을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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