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순용 전 육군 소령은 21일 광주를 찾았다.
신 전 소령은 1980년 5월19일 3공수여단 11 지역대대장으로 부대원들과 함께 용산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로 투입돼 교도소 방어작전, 광주 고립 및 봉쇄 작전 등을 수행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내려올 때는 광주에 폭동을 진압하러 간다고만 알고 왔다”면서 “폭도라고 생각해 스스럼없이 행동하지 않았나 싶다”고 후회했다.
이어 “이후 사람을 죽이고, 묻는 꿈을 꾸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그렇게 안 해도 됐는데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후회와 죄책감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신 전 소령은 묘지 입구에서부터 “미안합니다”라는 사과를 수십차례 반복했다. 참배단과 교도소 관련 사망 열사 묘역 앞에서는 두 차례 절을 했다.
그는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면서 “5·18 당시 떳떳하지 못한 군인의 행위로 고통 느끼신 분께 너무나 죄스러워 진심으로 묘역 참배해야겠다고 생각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41년간 5·18 진상규명 과정을 지켜보며 진실이 왜곡되는 것 같아 직접 나서 밝혀야겠다는 생각에 2016년부터 증언에 나서 제가 목격한 것을 직접 밝히려 했다”면서 “진실이 밝혀지면 동조하는 동료 증언자도 더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신 전 소령과 묘지 참배를 함께 한 김영훈 5·18 유족회장은 그의 손을 잡고 “큰 용기를 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 전 소령에게도 지난 41년이 얼마나 피 마른 시간이었을까 생각하고, 군은 지휘계통상 전두환의 지시를 거부 못 했을 것을 이해한다”면서 “건강하시고 앞으로 화해의 자리 만들어보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