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이상경 경사가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심리분석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 모(34·구속) 씨가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에서 스스로 여성 혐오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오 범죄'(헤이트크라임)와 '정신질환 범죄'를 구분해야 하며, 김 씨 범행은 증오 범죄가 아니라 정신질환 범죄라는 입장이다.

피의자 김 씨는 중학생 때부터 비공격적 분열 증세를 보이다가 2008년 조현병을 진단받고 6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김 씨가 올해 1월 마지막으로 퇴원한 뒤 약을 끊어 증세가 나빠져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열병이라 불리는 조현병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 환자에게는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서울경찰청은 프로파일러인 과학수사계 이상경 경사를 투입해 김 씨를 면담했다. 이 경사는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법대에서 범죄수사법학 석사를 취득한 범죄분석 전문가다.

이 경사는 22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심리분석 결과를 브리핑하며 "김 씨가 (여성으로부터 받은 피해에 대해) 막연한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구체적인 피해 경험은 진술하지 않았다. 망상을 보이는 조현병 환자들의 진술 패턴이다. 근거 없이 '내 느낌이 그렇기에 확실하다'며 피해를 받았다고 신념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경사는 "여성 혐오가 있는지, 일반적인 여성 전반에 대한 반감이 있는 지 물었더니 '일반 여성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다'면서 자신이 여성 혐오가 아니라고 진술했다. 여자에게 인기가 있었던 적도 있고,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도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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