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與선대위 합류 요청 "파리떼 속성…모진 곳 안 갔으면"

김종인 "국민의힘 상황 몰라…與선대위 합류는 쓸데없는 소리"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 교보타워에서 열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 깜짝 등장했다. 국민의힘 당내 갈등 상황과 향후 정치 행보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 전 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2016년 민주당 대책위원장을 지냈을 때 박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번 양당 경선을 보니 1970년 이후 출생한 후보가 박 의원뿐이었다”며 “이번엔 실패했지만, 앞으로 더 정진해 다음엔 소기의 목적을 꼭 달성하길 바란다. 패기 있고 젊은 후보가 나라를 이끌면 과거보다 조금 달라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유행어처럼 공정과 정의를 굉장히 많이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정치에선 찾아보기 힘들다”며 “박 의원이 입법 과정에서 느끼는 현실 등을 잘 망라해서 앞으로 보다 훌륭한 지도자의 길로 가는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인(왼쪽)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종로 교보타워에서 열린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애초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선대위 인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윤 후보는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이후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빚어졌고, 이 대표는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했다. ‘당무 거부’ 의사를 밝힌 이 대표는 전날(11월30일) 부산으로 내려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하고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나는 국민의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등 향후 행보를 묻는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을 도와줄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김종인(오른쪽)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 교보타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행사장을 찾은 데 대해 민주당은 반색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보수적 정치인이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진보적 어젠다(의제)를 늘 움켜쥐고 있는 분”이라면서 “개인적인 뜻이 있겠지만, ‘저런 모진 곳에 굳이 들어가야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떼의 속성’이라는 것이 있다. 손을 휘저으면 흩어지는데 다시 모인다. 그게 현실이고 정치 속성”이라면서 “힘든 일 하지 마시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끌어갈 힘이 있는 곳에 계시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감히 드린다. 가르쳐주신 것을 하나하나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김 전 위원장을 환대했다.

송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김 전 위원장께서 비대위원장으로 계실 때 박 의원과 인연을 맺었고, 그를 특별히 아껴주셨다”면서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문 전 의장도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반갑다”며 “세상을 바꾸는 데 가장 앞장선 분들이 나오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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