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사이에 두고 감정싸움 격화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국민의당을 향해 “합당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 3주째 안 대표에게 ‘만나자’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자 그 시한을 오는 8일까지로 못 박으며 대표 간 담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이 대표의 이같은 요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지난달 21일 국민의힘이 합당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떠넘기려 해 굉장히 불쾌하다”며 “오히려 국민의당이 합당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근본적인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 대표 측은 다른 사람들을 상대할 때랑 김종인·이준석을 상대할 때랑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며 “김종인, 이준석류는 안 대표 측의 반복되는 협상 전술에 안 넘어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안 대표가 타야 하냐는 질문에는 “승객이 많아 버스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요란한 승객까지 태우고 가야 하느냐”며 “‘버스가 혁신하면 타겠다’, ‘버스 기사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말해버리면 그냥 문 닫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합당을 둘러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감정싸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엔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이 대표를 향해 ‘애송이’라는 표현을 쓰며 공격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당헌을 개정, 안 대표의 독자 출마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당헌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는 안 대표의 제3지대 독자 출마론에 대해 “머릿속에 오만가지 희한한 시나리오가 떠오를 것”이라면서 “이준석과 합당하기는 싫고 나중에 우리 당 대선후보가 나오면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인데,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제가 예스(Yes)냐 노(No)냐로 제안한 모양새이지만 그다음부터는 국민의당이 고요한 상황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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