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원내대표 권한대행체제 가동

9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지난해 8월29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돼 약 6개월 동안 이어온 당 대표직을 이날 내려놓게 됐다.

이 대표는 이른바 ‘어대낙(어차피 당 대표는 이낙연)’으로 불리는 대세론을 형성하며 당 대표에 올랐다. 이후 집권여당 대표로 안정된 리더십을 선보이는 등 당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켜 비리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했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정경제3법 등을 주요 과제를 추진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을 편성,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처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정책 1호로 꺼내든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뭇매를 맞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이어진 상황 속 윤 전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기도 했다. 올해 초 '통합'을 화두로 던지며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은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나치게 신중한 화법으로 ‘엄중 낙연’이라는 다소 답답하다는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40% 안팎을 넘나들었던 지지율은 10%대 중반대로 주저앉았다. 당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1위를 내준지도 오래다. 이 대표는 다음달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퇴 이후에도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가덕도 특위 위원장을 맡아 중요한 당 역할을 이어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선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전국 시도당 위원장-사무처장 연석회의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여의도 인근 호텔에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신복지제도를 주제로 한 강연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이어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간의 소회 등을 밝히며 당 대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분간 민주당은 오는 5월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뽑기 전까지 김태년 원내대표 권한대행체제로 가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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