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70.4% 집중

사진=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 제공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을 ‘한국의 부자’로 정의했을 때 그 수가 1년 새 약 4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자들은 향후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 주식을 가장 많이 꼽았다.

14일 KB금융이 발간한 ‘2021년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부자의 수는 2020년 말 39만 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만 9,000명(10.9%) 늘어났다. 증가율은 2017년(14.4%)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보고서는 “코스피 지수가 2019년 말 2198에서 지난해 말 2873으로 30.8%나 급등하면서 주식 가치가 상승해 부자 수도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올해로 11년차를 맞은 이번 보고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6주간 부자 400명과 금융자산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준부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일대일 심층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한국의 부자들은 수도권에 주로 살고 있었다. 서울에 45.5%인 17만 9000명이 거주하고 경기도에 8만 6000명, 부산에 2만 9000명, 대구에 1만 8000명 순이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70.4%가 집중됐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도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1년 새 21.6% 급증했다. 증가율은 사상 최고다.

세부적으로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는 7800명이었고, 이들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1550억원에 달했다. 금융자산 100~300억원인 ‘고자산가’는 2만 8000명,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176억 7000만원이었고 자산 10~100억인 ‘자산가’는 35만 7000명,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25억 7000만원을 나타냈다.

부자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부동산자산이 58.2%, 금융자산이 36.3%,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 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17.1%)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올해 부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금융투자 자산은 단연 주식이었다. 주식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응답은 지난해 28.3%에서 올해 40.0%로 상승했고, 펀드 역시 투자금액을 늘렸다는 대답이 11.8%에서 14.3%로 올랐다.

올해 주식에 투자한 부자 중 59.0%, 펀드에 투자한 부자 중 33.7%가 수익을 경험했다. 또 부자 중 31%가 향후 주식 투자금액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고 58.5%는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10.3%에 그쳤다.

향후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도 가장 많은 60.5%가 주식을 꼽았고 다음은 펀드(19.0%), 금, 보석 등(15.0%), 투자 및 저축성 보험(12.3%), 채권(5.5%), 예술품(1.5%) 순이었다.

암호화폐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부자 중 앞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대답은 3.3%에 그쳤다. 상황에 따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26.8%,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70.0%에 이르렀다.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원천을 물은 결과 사업소득이 41.8%로 1위였고 부동산투자가 21.3%, 상속 및 증여가 17.8%, 금융투자가 12.3%였다. 근로소득은 6.8%에 그쳤다.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금유자산 5~10억원 미만을 보유한 개인을 ‘한국 준부자’로 정의하고 특성도 조사했다. 준부자의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자산이 70.5%, 금융자산이 24.4%, 기타자산이 5.1%로 부자에 비해 부동산 비율이 높았다. 준부자의 주된 자산관리 관심사로는 부동산투자가 55%로 가장 높았고 경제동향정보(41.0%), 금융상품투자(38.5%) 순이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