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 정상화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며 모호한 표현으로 연내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근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뚜렷해지고 가계부채도 여전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그야말로 누적되고 있는데 통화정책을 여기에 유의해서 조정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의 책무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지만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경기와 물가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 물가 뿐 아니라 금융안정, 금융 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한은 안팎에서는 오는 10월 0.25%포인트 인상이 우선 단행되고 내년 1월 또는 2월에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은은 빠른 경기 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 내외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 내년은 1.4%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수정 경제 전망에서도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로, 내년 연간 전망치를 1.4%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1%를 웃도는 수준에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먼저 국제유가의 최근 오름세가 점차 안정될 것이란 점을 꼽았다. OPEC+의 감산폭 축소에다 이란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서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물가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투자가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소비도 더욱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상승폭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2012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향후엔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이,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따른 소비개선 속도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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