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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최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기업의 체감 경기 지표가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민간 경제주체의 심리를 반영한 지표도 약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을 반영한 업황 실적 BSI는 83으로, 2월(76)보다 7포인트 올랐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15∼22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전국 법인 기업 2799곳(제조업 1639곳·비제조업 1160곳)이 참여했다.

전산업 업황 실적 BSI는 2월에 소폭 위축됐다가 이달 들어 개선됐다.

특히 이번 달 수치는 2011년 7월(87)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출 호조가 반영된 영향”이라며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 중이지만, (거리 두기) 단계가 유지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기온 상승에 따라 활동량이 늘면서 내수가 회복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BSI는 심리지수다 보니까 위기가 발생하면 급락했다가 회복하면 급등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좋아졌다고 봐야 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89)는 한 달 사이 7포인트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제품값이 오르자 화학물질·제품 BSI가 12포인트 올랐고,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가격 상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BSI도 5포인트 올랐다.

제조업에서는 대기업(99, +6포인트), 중소기업(78, +9포인트), 수출기업(97, +3포인트), 내수기업(85, +11포인트) 등 기업규모나 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두 올랐다.

특히 대기업과 수출기업, 내수기업은 각각 2011년 6월(99), 4월(103), 9월(8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77)는 5포인트 오르면서 석 달 연속 개선됐다.

도소매업(+11포인트), 정보통신업(+8포인트), 전문·과학·기술(+10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올라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2월(78) 수준에 근접했다.

4월에 대한 전망 BSI는 6포인트 오른 84로, 2012년 5월(86)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1, +6포인트)은 2011년 8월(93) 이후, 비제조업(78, +5포인트)은 2018년 7월(80) 이후 최고치다.

특히 수출기업의 4월 업황 전망 BSI(101)는 2011년 6월(100) 이후 처음으로 100을 회복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ESI는 한 달 전보다 4.7포인트 오른 101.3이었다. ESI가 100을 넘은 것은 2018년 6월(100.4) 이후 처음이다.

ESI가 100을 웃돌면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나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한 달 사이 2.8포인트 올라 98.6을 기록했다. 2018년 5월(98.9)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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