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의약품 확대…해외시장 공략 속도

사진=대웅제약 제공
사진=대웅제약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대웅제약이 1년 사이 2개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에 이어 이달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잇달아 경쟁력을 갖춘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 SGLT-2 저해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0.3밀리그램’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SGLT-2 저해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GLT-2 저해제는 신장(콩팥)의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면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전의 약이다.

엔블로는 임상 3상에서 기존 SGLT2 저해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증명해냈다.

단독요법의 경우 투약 후 24주차 시점에 엔블로정 투약군이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HbA1c)가 약 1%포인트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체중, 혈압,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 고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HDL-C)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적 개선을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국내 시장 출시를 위해 즉시 엔블로정의 급여 및 약가 관련 절차를 진행해 단일제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메트포르민 복합제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한다는 목표다.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도 준비중이다.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매출 기대감↑

엔블로는 36번째 국내 개발 신약이기도 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31일 국산 34번째 신약 ‘펙수클루’로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1년 사이 2개의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펙수클루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제제의 단점을 개선해, 위산에 의한 활성화 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

대웅제약이 잇달아 자체 개발 의약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펙수클루는 지난 7월 출시되면서 이미 대웅제약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출시 첫 달 약 11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한 뒤 계속 늘어 10월에는 약 21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자체 연구개발로 탄생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역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93% 신장한 40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실적 성장세의 주역이 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3분기 사상 첫 분기 기준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것도 두 의약품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 엔블로까지 자체 개발 의약품 파이프라인에 가세하면서 실적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출시 이후 3년 누적 매출 목표치를 1000억원으로 잡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내년 1조2610억원, 2023년 1조3536억원, 2025년 1조4694억원이다. 대웅제약이 계속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제공

◇경쟁력은 갖췄다…해외 시장 공략 ‘속도’

경쟁력을 갖춘 파이프라인을 다수 갖추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이미 해외에서 판매중인 나보타를 넘어 펙수클루, 엔블로까지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필리핀 식약청으로부터 펙수클루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출시를 준비중이다.

현재까지 품목허가를 신청한 국가는 이미 허가를 획득한 필리핀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 총 8개국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임상을 준비 중이다. 누적 기술수출액은 1조1000억원을 넘겼다.

2030년까지 전 세계 100개국 이상 발매가 목표다.

엔블로도 국내 출시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5년까지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10개국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는 전 세계 약 50개국에 엔블로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엔블로가 속해 있는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약 27조원 규모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그간 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개발 및 허가가 진행됐던 SGLT2 저해제 계열 영역에서 이번 엔블로정 품목허가 획득을 통해 국내 최초로 해당 계열 당뇨병 신약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됐다”며 “엔블로정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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