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 내년까지 지속 전망

레거시 공정으로 삼성전자 등 대형업체와 경쟁 피해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8인치(200㎜)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공급 부족으로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올해 영업이익은 1500억원을 넘겨 지난해 941억원에서 약 63%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크게 오르기 시작한 8인치 파운드리 가격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8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공급부족 현상이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8인치 웨이퍼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해 전력관리칩(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CMOS 이미지센서 등을 주로 만든다.

8인치 웨이퍼는 12인치(300㎜) 웨이퍼가 등장한 후 시장에서 한동안 밀려났지만 최근 언택트(비대면) 특수와 맞물려 이들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몸값도 오르며 관련 기업의 수익성도 향상됐다.

중국 우시에 팹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현지 팹리스 업체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 회사는 청주 공장 'M8'의 설비도 우시로 이전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8인치 파운드리 수요와 서비스 가격 인상이 더해져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0.5% 줄었지만 순이익은 42.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8인치 파운드리 공급은 빠듯할 전망"이라며 "이와 관련된 파운드리 기업의 성장성도 밝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12인치 웨이퍼가 아닌, 8인치 웨이퍼로 TSMC, 삼성전자 등 대형 파운드리 업체와의 직접 경쟁을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월 생산량 10만장 규모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오는 2024년 8인치 팹의 캐파(생산능력)가 2020년 대비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세계 8인치 팹에 대한 장비 투자액은 40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30억달러에서 33%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제시했다. SEMI는 이와 관련해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노력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마찬가지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DB하이텍도 이익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DB하이텍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0위 업체로, 올해 월 9000장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1조1312억원, 332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20.9%, 영업이익은 39.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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