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상승과 OLED 부상…TV 라인업 다양화 과제 직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원가 높아 LG와 협업 가능성

삼성전자의 '네오(Neo) QLED'.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받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간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근 타이트해진 LCD 수급으로 삼성은 TV 라인업을 다양화해야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W(화이트)-OLED를 받아 내년 신형 TV를 출시하는 시나리오다. 테스트 및 세팅 과정에 반년간의 시간을 거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QD)-OLED와 구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별도의 TV 라인업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휘도에 강점이 있다면,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색재현율에서 뛰어나 기능상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를 내년 모두 채택한다면 OLED TV 라인업을 둘로 쪼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할 것이란 예상에 다시 힘이 실리는 것은 최근 LCD 수급 상황과 관련이 있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반도체 공급난과 더해져 최근 LCD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이달 상반월 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228달러로 지난달 하반월과 비교해 1.3% 올랐다. 32~75인치 패널 가격도 1.3~2.4% 인상됐다. 특히 5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 4월 5년4개월만에 최고가를 쓴 데 이어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당량의 LCD 패널을 중국, 대만 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이 CSOT, AUO 등으로부터 패널을 구매한 비용은 5조4483억원으로 전년 3조1797억원에서 71.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수급난으로 인해 중화권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위기관리가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패널로 OLED TV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4월 양사 경영진이 만나 패널 수급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달 21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이 월드 IT 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LG OLED 패널 도입 계획은 없다"고 밝혀 일단락되는 듯 했다.

업계에선 내년 삼성전자의 TV 라인업에 OLED가 새롭게 들어올 것으로 보는 예상이 많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쓰느냐,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쓰느냐에 대해선 여지를 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에 대형 QD-OLED 패널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보다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사양 협의에 들어간 뒤 내년 삼성전자가 OLED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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