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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값비싼 재료·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니켈과 리튬 등 배터리의 필수 원재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지난해 7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자동차용) 재활용 시장 규모가 2030년 120억7100만달러(약 14조3343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주요 전기차 모델별 배터리의 성능 보증기간은 5~10년 정도다. 배터리 교체주기에 맞춰 관련 폐배터리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배터리 수요 급증은 이를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도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회사 LG화학과 지난달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총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했다. 라이-사이클은 배터리를 재활용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라이-사이클로부터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니켈 2만톤을 2023년부터 10년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3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BMR)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BMR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2025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면 광산이나 염호에서 리튬을 채굴할 때 보다 탄소발생량을 약 40~70% 줄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 2019년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했고, 성일하이텍 등 다수의 전문 업체와도 사업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친환경 정책과 배터리 원재료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 증가 등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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