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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지 11일 만에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안을 내놨다. 가석방 배경으로 언급됐던 반도체 등 ‘경제 활성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4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에 따르면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첨단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공고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투자 확대로 세계 1위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메모리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지속하고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메모리는 기술은 물론 원가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14나노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혁신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선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1위로 도약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금액에는 대규모 인수합병(M&A)도 포함돼 있다.

바이오 사업은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3개 완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62만 리터로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경쟁력을 키워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공격 투자 기조를 지속해 CDMO 분야에서 5·6공장을 건설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신사업 영역·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AI, 로봇, 슈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

앞으로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한다. 통상적으로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3만 명이지만, 첨단 산업 위주로 1만 명 가량의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3년간 국내 대규모 투자로 56만 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들은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신입 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회공헌·교육 사업도 강화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청년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스타트업 지원 'C랩' 사업을 확대해 청년 취업난 해소와 첨단 신성장 산업 육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기초과학·원천 기술 R&D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 상생펀드 등 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협력사 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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