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주현태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최근 차업계가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차 개발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 전 과정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4일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자동차 제조, 운영 및 폐기 등 전 과정에서도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순환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처음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기아 'EV6'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또 상용차 시장에서도 세계 최초 수소 전기 트럭을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23개 차종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넥쏘 후속 모델 등 다양한 수소차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도 차세대 글로벌 신차를 친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완전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4~5개 차종을 추가로 출시한다. 특히 친환경 차량 개발을 위해 전기차 신모델과 현재 판매중인 `볼트EV` 부분변경 등 2개 차종 이상의 신차를 검토중이다.

한국지엠, 창원 도장공장. 사진=한국GM 제공
GM본사 차원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2025년까지 30여종의 전기차 라인업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GM은 이후 2035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 전기차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고투제로(goTOzero)’ 전시를 열고 기후 변화와 탄소발자국 저감 노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투제로는 환경 규정과 표준, 이에 대한 자발적 약속을 준수하기 위한 폭스바겐그룹의 환경 행동강령이다. 그룹의 모든 제품과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해 생태계를 온전히 유지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원자재 추출부터 재활용까지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아우디폭스바겐은 고투제로 전시에서 전용전기차 플랫폼인 MEB(폭스바겐), MLB에보(아우디)와 내년에 출시되는 아우디 e-트론, 폭스바겐 iD.4와 현재 국내 테스트 중인 iD.3 등 전기차도 전시했다. 이에 앞서 아우디는 올해 하반기 선보일 아우디 RS e-트론 GT, e-트론 GT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에 350억유로(47조6000억원)를 투자하고, 생산단계에서 탄소발자국을 45% 줄인다는 계획이다.

볼보, XC40 리차지. 사진=볼보코리아 제공
볼보자동차의 경우, XC90, XC60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스웨덴 토슬란다(Torslanda) 공장이 브랜드 자동차 제조시설 중 최초로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볼보차는 2025년까지 제조 네트워크에서 생산되는 차량 1대 당 에너지 사용량을 30%까지 감축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에너지 사용 저감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볼보차는 △2030년 완전한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 △전체 공급망 전반에 걸친 CO2 감축 조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노력 및 자재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 등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BMW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전기차 판매를 50%씩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달 12일 올리버 집세 BMW그룹 CEO는 “전기차 외에도 배출가스가 없는 친환경차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X5를 기반으로 한 수소자동차를 소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포드도 전기차 중심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드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금을 종전보다 80억달러(한화 약 9조원) 늘어난 300억달러(33조5000억원)로 늘렸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40%를 전기차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고투제로에 전시된 ID.4. 사진=주현태 기자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중립의 가장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인 그린 모빌리티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제품·산업·정책 간 융합이 필요하다”며 “친환경 경제의 기반이 되는 그린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데, 현재 정부 차원의 각론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친환경차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재 차업계 생태계까지 바뀌고 있다”며 “국내 수만개 부품사의 업종 전환도 이뤄줘야 하는데 정부가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많은 국민들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자동차업계가 탄소 제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도 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와 새로운 업종에 대한 먹거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