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취소사유 표시하도록 시스템 개선 앞두고 1월 29일 실거래내역 통째 빠져

국토부 “시스템 개선 작업 중 1월29일 실거래 정보 반영못해…이번주 순차적 반영”

2월 1일부터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계약 해제 항목과 해제 사유 발생일 항목이 새로 추가됐다. 그 전날인 1월 31일까지는 해당 실거래 건 계약일인 2021년 1월 9일 항목 바로 다음 칸에 매매 금액인 18억8000만원 항목이 표시돼 있었다. 사진=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캡처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매일 수백건씩 신고되는 실거래 내역 하루치를 시스템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 실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실거래 공개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이달 1일부터 해당 시스템엔 ‘해제 여부’와 ‘해제 사유 발생일’ 항목이 새로 신설됐다.

이는 그간 주택 매매 계약건을 국토부에 실거래 신고하는 과정에서 집값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높은 가격에 실제로 집이 팔린 것처럼 신고한 후 계약을 취소하는 등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다.

실제 이런 일부 악용 사례가 적발되면서 주택 실거래 등록 시스템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토부는 지난 1월28일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개선해 이달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 매매 계약 취소 시 등록돼 있던 실거래 내역이 자동적으로 시스템 상에서 삭제되는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계약을 취소하면 계약 해제일을 표시하고 취소된 실거래 내역을 계속 시스템 상에서 남겨놓아 시장 혼란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국토부가 실거래 공개시스템 개선을 밝힌 지난달 28일 다음날인 29일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엔 하루종일 실거래 내역이 올라오지 않았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은 전국의 공인중개사들이 해당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실거래된 주택 계약을 국토부에 신고하면 국토부가 이를 취합해 다음날 새벽 6시쯤 하루에 한 번 일괄적으로 시스템에 올리는 과정을 통해 공개된다.

공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은 중개사들이 국토부에 신고를 하지 않도록 돼 있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한 주에 5일간 5번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분석 결과, 시스템 개선 직전 주인 지난 1월26일부터 30일까지 국토부에 신고된 서울 지역 주택 실거래 내역 건수는 26일 387건, 27일 278건, 28일 276건, 29일 0건, 30일 242건이었다.

매일 평균적으로 서울에서만 200건에서 300건의 실거래 내역이 시스템이 등록되는데 유독 지난 1월29일에만 실거래 등록 내역이 0건이다.

일별 실거래 내역이 구분되는 부동산 플랫폼인 아파트투미의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주택 실거래 현황. 실거래 내역이 매일 등록되는 평일인 1월 29일에 실거래 검색 체크 항목이 아예 없다. 이날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포함, 모든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에 실거래 내역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사진=아파트투미 캡처
이에 따라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연동돼 실거래 내역을 서비스하는 부동산 플랫폼인 네이버 부동산과 아파트투미, 호갱노노, 직방, 아실 등에도 지난달 29일엔 단 한 건의 실거래 내역이 추가되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소들에 따르면 실거래 업데이트 내역이 전혀 올라오지 않은 지난달 29일의 전날에도 현장의 중개사들은 정상적으로 국토부에 실거래 계약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300건으로 추정되는 실거래 내역이 전날 국토부에 신고됐는데도, 다음날 공개 시스템엔 올라오지 않아 오히려 시장의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실거래 누락 사태는 국토부가 계약 취소 사항 항목을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추가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2월1일부터 계약 취소 항목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추가됐는데, 이를 위해 시스템 개선 작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1월29일 실거래 내역은 등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은 금요일이었고, 국토부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1월28일부터 시스템이 개선된 2월1일 사이엔 주말이 있었다. 28일엔 이미 이날 아침에 전날 신고된 내역이 업데이트 돼 있었고, 시스템 개선 작업 중이던 29일 실거래 내역 누락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실거래 신고 다음날에 미처 올라오지 못한 1월29일 당일 실거래 등록 내역은 시스템 개선이 적용된 1일부터 이번주 내로 순차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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