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또 하나의 한류라는 의미에서 ‘K-제약·바이오’로 불리며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K-제약·바이오가 ‘퀀텀점프(대도약)’하기 위해선 올해가 특히 중요하다. 미래 먹거리와 신약개발에 전사 역량과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현주소를 체크해봤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셀트리온은 매년 매출의 20~30%를 R&D에 투자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R&D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시작으로, 유방암·위암 치료제인 '허쥬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 등을 시장에 선보이며 항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셀트리온은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탑티어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 렉키로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긍정적”

셀트리온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임상 2상 결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실시했고, 최근 탑라인(Top Line) 결과를 발표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렉키로나 글로벌 임상 3상은 지난 1월부터 한국·미국·스페인·루마니아 등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임상 3상에서 렉키로나(40㎎/㎏)를 투여한 환자군은 위약 환자군과 비교해 중증 악화율이 고령, 기저질환 동반 등 고위험군 환자에서 72%(1차 평가지표), 전체 환자에서 70% 감소(2차 주요 평가지표)하며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임상적 증상 개선까지 걸린 시간은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렉키로나 투여군 9.3일, 위약군 최소 14.0일로 4.7일 이상 단축(2차 주요 평가지표)됐다. 전체 렉키로나 투여군에서는 8.4일, 위약군 13.3일로 렉키로나 치료 시 4.9일 단축(2차 주요 평가지표)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에 제출해 이들 기관의 정식품목허가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또한 현재 유행 중인 남아공 '베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동물효능시험 결과 렉키로나 투여군에서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감소하고 체중 감소도 줄어드는 등 임상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이어 인도(델타), 브라질(감마) 변이에 대해서도 동물효능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달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英 ADC 개발사 지분 투자 나서

셀트리온은 최근 영국의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이하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이하 익수다)에 지분을 투자해 ADC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총 4700만 달러(한화 약530억원)를 투입, 영국 ADC 개발사인 익수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및 케미컬의약품을 넘어 항체 기반으로 자체적인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기존 항체 치료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DC 특화 전문 기업 익수다가 가장 적합한 업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익수다는 CD19를 표적해 B세포 림포마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는 ‘IKS03’(Anti-CD19 ADC)를 선두로 4개의 전임상 단계의 ADC 파이프라인 및 약물-항체 결합체 플랫폼 기술인 링커 페이로드(Linker-payload)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항암제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 투자를 통해 ADC 기술이 더해지면 보다 다양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향후 자체 ADC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해 신약물질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매년 1개 제품허가 계획 ‘순항’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허가 받겠다고 공언한 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활발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임상 3상 진행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결장직장암 치료제 CT-P16(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을 시작으로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골다공증 치료제 CT-P41(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 CT-P42(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이 있다.

셀트리온은 연내 CT-P16 글로벌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EMA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한 CT-P42는 2022년 하반기까지, CT-P39와 CT-P41은 2023년 상반기까지, CT-P43은 2022년 하반기까지 각각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시판을 위한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으로도 치료 영역 확대와 미래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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