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민 한라 사장. 사진=한라 제공
[편집자주] 건설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의 주택 사업 위주에서 토목, 조경, 공공공사,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공종은 물론 레저사업과 임대사업,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사업 다각화 노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대한민국 중견 건설사의 현재를 짚어보고, 청사진을 조망해 본다.

[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한라가 2021년 자체사업을 확대하고 신기술 시장에 진출하는 등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라의 2020년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조4000억원으로 영업측면에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에는 지난해 수주한 다수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됨에 따라 매출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년만에 나서는 자체사업과 기체분리막(멤프레인) 선도기업인 ‘에어레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친환경 신기술 시장에도 노크한 만큼 올해 실적 향상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3차 투시도. 사진=한라 제공
◇배곧신도시 이후 5년만에 자체사업

한라는 2020년 3월 정부 세종신청사 건설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광주지하철 2단계 4공구 공사, 아산탕정 아파트 전기공사, 예산읍 하수관도로정비사업 등 다양한 공공공사를 수주했다.

또한 같은 해 10월 발안~남양 고속화도로 민간투자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11월에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5공구를 공동 수주했다. 아울러 평택~동부고속화도로 민자 SOC 사업의 주관사로서 현재 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다.

올해 한라는 자체사업을 통해 실적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한라는 2014~2015년 총 6700가구, 사업규모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체사업지 배곧신도시 1~3단지를 분양한 바 있다.

자체사업 진행 이후 한라는 가파른 이익 성장을 보였다. 2016년 한라의 영업이익은 911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 310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한라는 2021년 1분기 경기도 양평에 ‘양평역 한라비발디’를 비롯해 이천, 부천 등 수도권에서 자체사업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며 그동안 추진해오던 울산, 용인, 광양 지역에서의 지역주택조합 사업들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체사업을 포함해 전체 주택분양 물량도 1만가구가량 계획돼 있어 향후 실적 성장이 뒤따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 정책도 한라의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SOC 예산 증액을 시작으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만 개선방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등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국내 토목 부문의 연간 정부 발주액은 40조~50조원인데 당장 3기 신도시 발표에서 언급한 수도권 교통망 사업만 하더라도 그 규모가 연간 4조~5조원이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 자료에 따르면 한라는 공항·터널(7위), 항만(9위), 고속도로(8위) 등 다양한 인프라 공정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SOC 사업이 진행될 시 한라의 향후 수주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라-에어레인 업무협약식. 사진=한라 제공
◇기체분리막 기업 투자…수익 다각화 나서

한라는 2020년 12월 23일 에어레인에 3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활용한 수소생산 사업과 반도체케미컬 리사이클링 등의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함께 체결했다.

에어레인은 2001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기체분리막을 제조·양산하는 기업이다. 기체분리막과 투과증발막을 제품화하고 대량 생산에 성공한 업체로 SK하이닉스, 이엠코리아 등에 자체 개발한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국내외 대기업과 수리온헬기 등에 질소발생장치 등을 공급하고 있다.

에어레인에서 자체 개발한 기체분리막 기술은 혼합기체로부터 필요로 하는 기체를 순도 높게 분리하는 기술로 질소 발생, 이산화탄소 포집, 메탄회수를 통해 블루수소 생산 등에 활용된다.

에어레인은 약 26건의 기체분리막 제조 및 시스템 설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미국 등 10여개국에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주요 부품도 개발 중이다.

한라의 이번 투자는 그린뉴딜과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 수소경제 활성화 등 정부의 정책 환경에 맞춰 앞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친환경 신기술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게 그 이유다.

한라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가치와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로 향후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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