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시평 10위권…2015년 법정관리로 36위 급락 후 올해 21위 재도약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서 시평 3위 대림산업 꺾고 공사 확보 ‘이변’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 사진=동부건설 제공
[편집자주] 건설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의 주택 사업 위주에서 토목, 조경, 공공공사,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공종은 물론 레저사업과 임대사업,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사업 다각화 노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대한민국 중견 건설사의 현재를 짚어보고, 청사진을 조망해 본다.

[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동부건설이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후 2017년 30위권대까지 떨어졌던 시평 순위가 올해 21위로 오른 데 이어 12월에는 전주에서 대형 건설사를 꺾고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동부건설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과 사업 다각화에도 힘쓸 방침이다.

동부건설의 이같은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이 쏠린다.

◇2015년 법정관리 딛고 재도약

동부건설은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해외지사를 세우는 등 중동에 가장 먼저 진출한 건설사다.

이후 중동 건설 붐을 바탕으로 건축과 토목, 플랜트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보이며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시평 10위권을 유지했으며 2001년에는 9위까지 기록한 바 있다.

이 기간 동부건설은 센트레빌을 앞세워 주택사업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에 '대치동부센트레빌'을 공급했으며, 이촌, 논현, 흑석, 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도 센트레빌을 선보였다.

승승장구하던 동부건설은 2010년대에 들어 사세가 기울었다. 2014년 12월 만기 도래한 790억원의 금융권 대출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시평순위는 2015년 27위로 떨어진 데 이어 2017년 36위까지 급락했다.

그러다가 동부건설은 2016년 10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와 한국토지신탁이 출자해 만든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된 이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사업인 김포~파주 2공구와 문산~도라산 2공구, 양평~이천 4공구 등의 공사를 따내며 공공수주 부문에서 2018년과 2019년 연속 업계 2위를 달성했다.

동부건설은 균형 있는 수주 포트폴리오 전략과 충분한 수주 잔고 확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이 상승했다. 이에 2020년 시평에선 21위(시공평가총액 1조7116억원)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보다 15계단 점프했다.

또한 동부건설은 최대주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주요 투자자인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11월16일 서울 강남구 역삼역 근처에 위치한 코레이트타워로 사옥을 이전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과 함께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기업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투시도. 사진=동부건설 제공
◇주택 브랜드 가치 높이기 '안간힘'

동부건설은 12월5일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림산업을 제치고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날 일반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된 종광대2구역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동부건설은 대림산업을 18표 차로 눌렀다.

시공사 선정 당시 시평 순위와 주택 브랜드 가치를 앞세운 대림산업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동부건설이 수주권을 따내며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동부건설은 인후동1가 171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15층 7개 동, 53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전주 최초의 센트레빌인 만큼 회사도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지역민과 상생하는 아파트, 차별화된 품질과 최첨단 기술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이와 함께 센트레빌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노력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1월 인기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한 센트레빌 TV 광고를 9년 만에 재개된 데 이어 지난 8월1일 센트레빌 브랜드 2차 광고를 시작했다.

전편에서는 센트레빌에서 보내는 정우성의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멋지고 좋을 곳을 ‘아는 것’과 그 환경 속에서 ‘살아보는 것’의 차이를 표현했다.

반면 2차 광고에선 ‘남다른 생각이 남다른 프리미엄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아파트 디자인, 조경, 편의를 위해 도입되는 기술 등 아파트가 달라져야 입주민들이 남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구현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국내 정상의 배우인 정우성의 이미지가 센트레빌이 추구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와 적합하다”며 “작품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정우성과 단지마다 특색 있는 설계와 디자인을 선보이는 센트레빌이 함께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마트건설기술 성공 정착 통해 경쟁력 확보

뿐만 아니라 동부건설은 ‘드론 오픈 플랫폼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도입에도 힘쓰고 있다.

드론 오픈 플랫폼은 사내 임직원 누구나 드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드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도입을 위해 동부건설은 지난 9월9일 드론 스타트업 카르타와 업무협약을 맺고 스마트 건설기술을 함께 개발·도입하기로 했다.

카르타 플랫폼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오픈 플랫폼 시스템으로 드론 제어, 수집데이터 분석, 다중접속 및 데이터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동부건설과 카르타는 플랫폼을 최적화하고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활용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우선 3년 안에 20개 현장에 드론 및 건설정보모델링(BIM) 시스템을 적용하고 해당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앞으로 조직 및 경영 안정화와 사업의 선택과 집중,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건설시장은 도심 인프라·노후시설의 개선 등 난이도가 높고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스마트건설기술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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