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사업 위주서 먹거리 다양화…"사업 다각화로 지속 성장"

송종민 호반건설 사장. 사진=호반건설 제공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대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부터 석유화학까지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실적이 좋은 건설사들의 뉴 비전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해 시리즈로 연재한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호반건설은 2019년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오르면서 대형건설사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일명, 업계 ‘톱10’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1989년 광주광역시에서 직원 5명,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해 업계 후발주자로 닻을 올린 호반건설이 출범 30년만에 대형건설사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매달 안정적인 임대료가 들어오는 임대아파트 건설에 치중한 ‘선택과 집중’ 경영전략, 어음 없이 현금결제 만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무차입 경영’ 등 극도의 안정·보수적 경영 기조를 통해 호반건설은 지방의 중소 건설사에서 전국을 아우르는 대형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마침내 건설 톱10에 오른 호반건설은 과거 임대주택 사업 위주 경영전략에서 탈피해 스타트업 육성, 수주 다변화,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사업 개척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신사옥 전경. 사진=호반건설 제공
◇ 플랜에이치벤처스 설립…미래 일감 확보 나서

호반건설은 지난해 2월 스타트업 육성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했다.

플랜에이치벤처스는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투자·연결·판매 등을 아우르는 스타트업 관련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플랜에이치는 스타트업에 기업에 대한 보육과 투자, 연구개발(R&D) 연계. 후속 투자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플랜에이치벤처스 출범한 지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2019년 하반기 '팁스' 신규 운영사로 선정됐다.

팁스는 2013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프로그램이다.

민간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구개발 자금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민간이 초기 투자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구조다.

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회사는 스타트업을 발굴 및 투자하는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연구개발 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플랜에이치벤처스 설립 이유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건설업과 연계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플랜에이치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지원하는 한편 호반건설의 아파트에 신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플랜에이치는 도심형 스마트팜 기업 ‘쎄슬프라이머스’, 안면인식 기반 보안업체 ‘CVT’, 프롭테크 기업 ‘텐일레븐’의 지인플러스 등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시티 관련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6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한 ‘플럭시티’와 투자 약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공간을 컴퓨터상에서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빌딩 통합관제 솔루션에 이용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플랜에이치를 통해 역량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호반건설의 건설 노하우와 스타트업 기술을 연계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에 위치한 퍼시픽 리솜 리조트 전경. 사진=호반건설 제공
◇ 레저·유통·방송까지 사업영역 지속 확대

호반건설은 과거 주택사업 위주의 경영전략에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호반건설은 유통사업 진출을 위해 2011년 판교에 스트리트형 쇼핑몰인 ‘아브뉴프랑’을 론칭했다. 이후 아브뉴프랑 판교점을 시작으로 2015년 아브뉴프랑 광교점, 2018년 아브뉴프랑 광명점을 잇달아 개관해 유통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미디어 사업도 호반건설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호반건설은 2011년 KBC광주방송의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방송미디어 사업에 발을 들였다.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를 통해서는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 지분을 인수하며 농산물과 금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종합레저 영역에서 신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2017년 제주도 중문 관광단지 내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사업에 뛰어들었고, 2018년에는 리솜 리조트를 인수했다. 이후 옛 제주 퍼시픽랜드를 퍼시픽 리솜 리조트를 이름을 바꿔 레저 사업을 본격 영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H1클럽(덕평CC)과 서서울CC를 인수해 현재 호반건설은 국내 7곳, 해외 1곳의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리솜리조트 인수 이후엔 객실 및 부대업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제주와 제천, 덕산, 안면도에 리솜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위치한 아일랜드 리솜은 248실의 전 객실을 각각의 특징을 살려 현대적이고 간결한 인테리어를 적용했고, 꽃지해수욕장과 바로 이어진 야외 비치라운지, 선셋하우스, 인피니티풀 스파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스플라스 리솜의 스테이타워는 레스토랑, 카페, 연회장이 전면 리뉴얼됐고, 272실의 객실도 전면적으로 시설을 개선했다.

H1클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6월까지 약 7개월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통해 코스를 새롭게 하고 최근 오픈했다. 그늘집과 VIP 라커룸을 새로 만들고 로비와 사우나 시설을 개선해 소비자 편의도 높였다. 8264㎡(2500평) 규모 고급 클럽하우스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광주방송 사옥인 호반광주써밋 전경. 사진=호반건설 제공
◇ 가로주택정비사업·민간공원 개발 특례사업 진출

호반건설은 건설업에서도 기존에 집중했던 주택 사업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으로만 1조원 규모의 일감을 수주했다. 올해는 서울 장위 15-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작으로 부산 동성하이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인천 송현 1,2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시공권을 확보한 용산 국제빌딩 주변 제5구역, 개봉5구역, 광명10R구역 등 앞으로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호반건설은 인천 연희공원, 경북 안동 옥송상록공원, 경북 경산 상방공원 등 전국 6곳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호반건설은 이와 같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주택사업에서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해 레저와 유통, 스타트업 육성 등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실성장을 바탕으로 한 사업 다각화을 강화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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