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여론조사 접전 양상…선거 코앞이지만 판세 '안갯속'

누가 PK의 맹주 역할을 할 것인지 관심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해양도시 부산에서 전직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직 부산시장이 맞붙었다. 4·15 총선에서 부산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진갑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진갑은 '부산의 중심'으로 불리는 '서면'이 속해있다. 하루 평균 유동 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하는 이곳은 부산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선거구'다.

부산 출생인 김영춘 후보는 이 지역 현역 의원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재선을 노린다. 김 후보는 서울 광진갑 지역구에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내걸고 19·20대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19대 총선에서는 나성린 새누리당(현 통합당) 후보에게 패했지만, '리턴 매치'가 성사된 20대 총선에서는 설욕에 성공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부산진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첫 사례였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아 좋은 이력을 쌓았다.

울산 출생인 서병수 후보는 20년 동안 부산 지역에서 구청장·국회의원·시장 등을 지내 잔뼈가 굵은 지역 정치인이다. 2000년 재보궐 선거에서 해운대 구청장 당선을 시작으로, 2002년 재보궐선거와 17·18·19대 총선에 출마해 부산 해운대·기장갑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부산광역시장에 당선됐다. 통합당이 김영춘 후보의 대항마로 서병수 후보를 표적 공천한 것도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중량감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반드시 이 지역을 탈환해야한다는 통합당의 절박함이 묻어있다.

김 후보와 서 후보 모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치적 입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재선에 성공한다면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발판으로 여권의 잠룡으로 도약할 수 있다. 2022년 대선에서 관심을 받는 주자가 될 수도 있다. 서 후보는 2018년 부산시장 재선에 실패한 이후 명예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를 꺾고 부산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면 통합당에서 PK 지역의 맹주로 거듭날 수 있다.

부산진갑 판세는 선거가 코앞이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실시해 6일 공표한 여론조사(부산진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 12.3%)에서 김 후보(43.7%)와 서 후보(35.4%)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TV조선이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2일 실시해 4일 공표한 여론조사(부산진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 15.5%)에서도 김 후보(39.5%)와 서 후보(36.9%)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서 맞붙었다.

부산진갑 선거의 최대 변수는 의사 출신의 정근 무소속 후보다. 정 후보는 19대 총선 때도 새누리당 경선 결과에 불복해 부산진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해 인지도가 높고 지역 기반이 탄탄한 정 후보는 당시 무소속 후보임에도 24.7%를 득표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전후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만약 정 후보가 지난 총선 수준으로 선전한다면 보수 표심이 분산돼 서 후보가 김 후보와의 대결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정 후보와 서 후보의 단일화 요구가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역 표심이 큰 틀에서 '정부지원론'과 '정권심판론'으로 갈라진다면 서 후보에게 보수 표심이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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