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경주마 퇴역 후 사료만 축내는‘애물단지’로 전락

등록제 도입으로 체계적 관리시스템 필요

윤재갑 의원
[전남=데일리한국 이제건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재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500여 마리의 경주 퇴역마들이 용도조차 지정되지 않은 채 처참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년 약 1500두의 경주마가 질병, 성적부진, 나이 등을 이유로 퇴역하고 있는데 이 중 약 35%(500두)는 용도조차 지정되지 않고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문제는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퇴역마들이 대부분 질병 등으로 죽거나 안락사 등으로 도태되고 일부는 임의 처분되어 불법 도축되거나 도축 과정에서 학대를 받는 등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동물보호단체(PETA)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축 시설인 제주축협에 잠복해 말들이 도축되기 전 구타당하는 장면을 촬영했고, 영상이 공개되면서 캐나다의 경마 복합기업인 스트로낙이 한국에 대한 경주마 수출을 금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퇴역마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이유는 퇴역마가 한국마사회가 아닌 개인이나 법인인 마주 소유로 현행법상 등록이 강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유럽연합 회원국 내 출생한 모든 말들은 말 패스포트 등의 개체식별 서류에 의해 개체식별이 되도록 하고 있고, 말 패스포트는 말의 출생일로부터 일정 기간 내 발급되어 생을 마칠 때까지 적용이 된다.

윤재갑 의원은 “소의 경우 이력제를 도입해 출생부터 사육,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정보를 기록·관리하고 있다”며, “퇴역마도 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말이 출생부터 사망할 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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