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마사토 반출 매각…폐토 대체 매립

시안, 불소, 수은 중금속 검출 '충격'

외부에서 반입된 오염된 토사를 김해시 삼계동 택지개발사업지에 매립하기 위해 하차 하고 있다.사진=지역주민
[김해(경남)=데일리한국 김성조 기자] 경남 김해시 삼계동 948-11번지 일원 1만9447㎡에서 하고 있는 택지개발사업부지에서 독극물인 시안(CN)과 불소(F)를 비롯, 구리(Cu)·수은(Hg)·아연(Zn) 등 중금속이 검출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개발 업체는 사업부지 1만9447㎡와 추가사업 예정지에 양질의 마사토(토사)를 채굴해 마사업체 등에게 매각했으며 마사토를 채굴한 자리에는 독극물과 중금속으로 오염된 토사를 매립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최근 대경환경연구소가 김해시에 보고한 개발부지의 토양시험성적서에 따르면 독극물인 시안은 우려기준치 2㎎/kgl을 훨씬 웃도는 3.2㎎/kgl으로 조사됐다.

청산가리라고 불리는 시안은 시안화칼륨의 주성분이다. 이는 군사용 독가스로 쓰일 정도로 유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다. 또 불소도 기준치 400㎎/kgl을 넘는 각 666㎎/kgl과 566㎎/kgl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살충제나 쥐약 등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불소의 독성은 납보다도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금속인 구리는 153.2㎎/kgl, 수은은 10.71㎎/kgl, 아연은 각 338.8㎎/kgl, 502.5㎎/kgl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구리나 수은, 아연 등 중금속은 일단 흡수·축적되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킨다. 급성중독은 즉사하거나 치료하면 치유되기도 하지만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된다. 확실한 치료법도 없다. 이윽고 사망하거나 다음 대(代)에 기형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무서운 물질이다.

이처럼 고위험 물질들이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찾는 이들이 생활하려는 전원주택지 개발 현장에서 검출된 것이다.

김해시는 2019년 7월 삼계동 택지개발사업을 허가했다. 사업신청부지의 불법훼손, 산재된 불법건축물 등이 만연했는데도 개발행위가 허가된 것을 두고 일반적인 행정절차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은 해당지역 개발행위 허가부분 1만9447㎡에 깊게는 9m에서 낮게는 3m 정도를 굴착, 마사토를 반출하고 이를 마사업체에 유상 매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해당 지역에는 위 반출한 토사굴착지에다 시험성적이 없는 폐골재와 폐토 등으로 매립하고, 당초 지면에서 높게는 3m, 낮게는 1m쯤을 성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해시는 이번 토양분석결과가 나오자 해당 사업자의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명령했으며 의견서를 제출받아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사토 반출량과 폐토 반입량에 대해선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 며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24일 해반천 하류인 연지공원∼신세계 백화점 인근 약 2.5㎞ 구간에서 물고기 800여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는 2019년 말 물고기 수 천 마리 떼죽음 사고에 이은 두 번째 사건이다.

김해시는 당시 누군가 물고기 폐사를 목적으로 일부러 유독물질인 시안을 살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경찰에 수사의뢰 했지만 경찰은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김해시는 해반천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조사를 의뢰했다. 시안이 해반천 중·하류인 구지초 구간 0.12㎎/ℓ, 경원교 구간 0.96㎎/ℓ, 봉황교 구간 0.64㎎/ℓ가 검출됐다.

지역민과 환경단체들은 "삼계동 택지개발지역에 토사를 매립한 시기가 2019년 9월부터여서 2019년 12월과 2020년 2월에 각 발생한 물고기 폐사사건과 시기적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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