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기 힘든 요즘, 수면 중 느껴지는 다리 가려움으로 겨우 들었던 단잠마저 깨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마치 다리피부 위로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이 붙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다리를 살펴봐도 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가려운 부위를 긁어봐도 다리 속 가려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보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만성 정맥기능 부전의 하나로 다리 정맥혈관 내부의 판막이 망가져 혈액이 심장 반대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진행성 혈관질환인데 구불구불한 혈관이 돌출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혈관이 관찰되어 내원하는 인원보다 단순히 다리에 불편감이 지속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혈관 비침이나 혈관 돌출 없이 하지정맥류가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뜻인데, 하지정맥류가 유발하는 증상들이 타 질환의 증상들과 유사하거나 일치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으며 증상이 심해져 내원하게 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때가 많다.

하지정맥류는 주로 장시간 서서 일을 하거나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우며 노화나 임신, 비만이나 운동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쉽게 발생한다. 한번 역류가 시작된 혈관은 정상으로 되돌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근래 많이 찾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정맥순환 개선제는 보존적인 요법의 일종으로 하지정맥류를 완전히 개선하거나 완치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일부에선 하지정맥류 수술에 대한 부담감으로 치료를 멀리하기도 하는데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수술 외적인 방법인 레이저, 고주파를 이용한 열 폐쇄 시술이나 베나실, 클라리베인 등을 이용한 비열폐쇄 시술로도 하지정맥류 치료가 가능하다.

김기년 창원편하지의원 원장은 “여름이 되면 높아진 기온에 의해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더 자주 발생하거나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며 ‘하지정맥류를 장시간 방치하게 되면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증상에 대한 원인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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