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함이 쌓여 운전 중에 눈을 자주 비비면 눈이 충혈되어 나중에는 따갑고 눈물이 나는 증상이 동반된다. 그러나 눈을 비비는 행위는 안구에 치명적인 행위로, 손을 통한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 각막에 상처, 여러 안구 질환까지 유발할 수도 있다.

눈이 가려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눈이 건조할 때다. 잠이 오거나 렌즈를 꼈을 때, 혹은 안구건조증이나 마이봄샘 기능장애 등으로 눈이 건조한 상태가 되면 눈물샘 조직의 활동이 억제되어 눈물생산량이 감소한다. 이에 눈이 뻑뻑해지고, 이물감이나 가려움이 느껴져 눈을 비비게 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을 때도 눈이 가렵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세균성 물질이 주변에 있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눈 주위 조직 속에 히스타민(histamine)이라고 불리는 화합물이 방출되면서 가려움증, 충혈, 부종을 일으킨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콘택트렌즈 용액이나 화장품, 비누 등의 제품을 썼을 때 역시 눈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눈을 자주 비비게 되면 각막에 자극을 주게 되며, 각막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이는 안구건조증이나 원추각막과 눈꺼풀염(안검염) 등 여러 안과 질환의 원인이 된다. 원추각막은 각막이 얇아져서 원뿔 모양으로 돌출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원추각막이 진행되면서 시력 저하, 눈부심, 번짐, 왜곡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손에 있던 세균이 눈에 침투하면 다래끼나 결막염도 생길 수도 있다.

여기에 눈을 비비면 눈꺼풀의 피부가 늘어지고 근육이 약해지면서 안검하수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아직 각막이 여린 아이들의 경우 눈을 자주 비비게 되면 각막에 굴절이 쉽게 생겨 각막 모양이 변형될 수 있으며, 이는 난시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유은주 BGN밝은눈안과 잠실 원장은 "눈이 건조하거나 이물감이 있어 눈을 비비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땐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인공눈물을 사용해 점안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찜질을 할 때에는 깨끗한 수건에 찬 물을 적셔 눈 위에 두거나 주변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이 좋고, 다래끼 증상이 있을 때는 온찜질이 좋다"면서 "특히, 여성들은 눈화장을 하면서 눈꺼풀이나 눈에 자극을 주어 간지러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때,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눈을 세게 비비는 행위를 조심해야 하며, 증상이 심할 때는 무조건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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