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김지선 씨(58세·가명)는 어렸을 적 날씬한 다리로 치마를 주로 입었지만 지금은 입지 못한다. 일자였던 다리가 나이가 들며 O자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무릎 통증과 작아진 키 때문에 나이 들어가는 게 서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최근 들어 밤만 되면 무릎 안쪽이 시리고 아파서 파스를 붙이는 일이 잦아졌다.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그녀는 오(O)다리 변형과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고 휜 다리를 교정하는 교정술을 받았다.

이처럼 ‘오다리’라고 하는 휜다리는 오랜 세월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처럼 무릎에 무리가 가는 좌식생활과 잘못된 습관 등으로 발생하는데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에서 오다리가 많이 발생한다.

자칫하다간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변형이 경미한 경우 주사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한 통증과 함께 고도의 변형이 발생한 경우에는 근위경골절골술로 다리를 교정한다.

이 수술은 무릎 안쪽 뼈를 잘라 안쪽을 벌려주는 방법인 개방형과 바깥쪽 뼈의 일부를 쐐기 모양으로 잘라 바깥쪽으로 닫아주는 방식인 폐쇄형으로 나뉜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후 생각지도 못한 무릎 전방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통증의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최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는 근위경골절골술 후 발생하는 무릎의 회전 변형이 무릎 전방 통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학계 최초로 발표했다.

김중일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 이명철 교수와 함께 2012년 5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개방형 근위경골절골술을 받은 환자 28명과 폐쇄형 근위경골절골술을 받은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발생한 무릎 회전 변형의 정도와 무릎 전방 통증 정도를 4년 이상 장기 관찰했다.

관찰 결과, 두 환자군 모두 수술 후 원위 경골의 내회전이 발생했지만 개방형 절골술을 받은 환자군의 경우 이와 함께 경골결절의 위치가 외측으로 이동했다.

경골결절의 외측 이동은 무릎 앞쪽 관절인 대퇴슬개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개방형 절골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무릎 전방 통증을 더 심하게 호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개방형 절골술과 폐쇄형 절골술에서 절골된 뼈의 회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뼈의 회전이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때문에 개방형 절골술과 폐쇄형 절골술은 수술 후 서로 다른 회전 변형을 일으키며 이러한 변형이 수술 후 원치 않게 발생하는 무릎 전방 통증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중일 교수는 “근위경골절골술 후 발생하는 무릎 전방 통증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지만, 그동안 간과했던 뼈의 회전 변형 역시 전방 통증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밝힌 첫 연구”라며 “근위경골절골술 후 발생하는 뼈의 회전 변형을 잘 이해한다면 수술 후 원치 않게 발생하는 무릎 전방 통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근위경골절골술 후 경골의 회전 변형(Rotational Changes in the Tibia After High Tibial Valgus Osteotomy)’ 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정형외과 학술지 중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은 ‘미국스포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I.F=5.81))’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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