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2주 동안 매출이 반 토막 났는데, 거리두기를 또 연장한다고 하니 이젠 포기 상태예요. 임대료도 못 낼 정도라고요."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내달 8일까지 2주 연장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 지난 12일 이후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음식점. 점심시간임에도 텅 비어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27일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음식점 역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두기로 다들 음식점 방문을 자제하는 듯 보였다.

빈 테이블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음식점 사장님은 "진지하게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이렇다 할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운영해봤자 허리만 휘어지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근처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카페 사장님에 따르면 거리두기와 폭염으로 배달 주문만 간간이 들어올 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강화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자리에서 5년 넘게 식당을 운영했다는 사장님은 "2주 동안의 결과가 어떤가.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며 "이런데도 애꿎은 자영업자들만 계속 피해를 봐야 하는 거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국신용데이터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인 지난 12~18일 서울 자영업자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14%, 13% 감소했다.

여름 휴가철 특수를 놓칠까 호텔·숙박업계 또한 속을 태우고 있다. 여름내 4단계가 계속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숙소 예약은 감소됐다. 숙박 서비스 스타트업 온다가 지난 5~18일 전국 3만6000개 숙박업소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숙박업소 전체 매출은 2주 전보다 9.1% 줄었다.

서울 소재의 숙박업소 매출은 19.4%가 감소했으며, 인천(-12.7%)과 경기(-7.2%) 지역의 숙박업소 매출도 줄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연장 소식에 내달 성수기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며 "휴가철 한철 장사인데, 이미 장사는 물 건너간 상태라 다들 허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