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신세계 대 쿠팡 체제로 재편 전망

네이버와 서비스 연계 시너지 효과 기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 이해진 네이버 GIO(오른쪽).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게 됐다. 이커머스 시장은 앞으로 신세계와 네이버 연합전선이 쿠팡과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사회를 열고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세부 조건 조율 단계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마트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된다.

지난 7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신세계그룹(이마트)과 롯데그룹(롯데쇼핑) 두 곳이 참여했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으며, 롯데쇼핑은 단독으로 나섰다.

신세계가 이번에 이베이코리아를 최종적으로 인수하면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쇼핑(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등 순이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쿠팡을 넘어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어떤 시너지 날까?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사이즈’(거래액)가 커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거래액(20조원)과 SSG닷컴 거래액(4조원)을 합하면 약 24조원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상품군이 얼마나 다양한지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고객들이 쇼핑할 때 마다 찾는 상품이 있어야 다른 쇼핑몰로 고객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충성고객이 많아지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액 확보는 이커머스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야 충성고객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입점업체수와 충성고객수가 업계에서 선두를 달린다. 이베이코리아의 입점업체수는 약 30만개로 네이버쇼핑(40만개)에 이어 2위다. 충성고객수를 파악할 수 있는 스마일클럽 가입자도 지난해 기준 300만명으로 쿠팡(400만명)에 이어 두 번째다.

신세계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 것이 아니라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이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도 지분 교환을 통해 협약을 맺은 사이여서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시너지가 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SSG닷컴과는 성격이 다른 오픈마켓이다 보니 당장 어떤 시너지가 날지는 불분명하지만 네이버 통해서 CJ대한통운이 연결될 수도 있는 등 네이버쇼핑하고 이어질 수 있는 점은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전략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최종적으로 인수할 경우 네이버, G마켓, 옥션,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SSG닷컴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의 지분동맹을 발표할 당시 “신세계포인트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통합 혜택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었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 사업장에서 네이버페이를 사용·적립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여기에 옥션, G마켓, G9에서도 통합 멤버십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통합 멤버십 전략은 굳이 쇼핑몰을 합치지 않더라도 고객들을 같은 소속감으로 묶을 수 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SSG닷컴과 옥션, G마켓, G9 등 이베이코리아의 쇼핑몰을 별도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마다 선호하는 쇼핑몰이 다르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SSG닷컴은 종합몰에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고급화 전략을 살리고, 옥션이나 G마켓은 오픈마켓의 강점인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을 살리는 방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상품이 다 다르다”면서 “요즘은 고객들이 다변화돼있기 때문에 각각의 고유의 플랫폼을 별도로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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