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상장 도전하는 쿠팡…공격적 투자 예고

티몬도 IPO 추진…11번가 등 타사와 협력 강화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바야흐로 이커머스 전성시대다. 쿠팡이 미국에서 직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티몬도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기업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속 성장하는 국내 이커머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000억원으로 2019년(135조2640억원)보다 19.1%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매판매액 중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1.4%에서 지난해 27.2%로 5.8%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이커머스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4년 2600억달러(약 28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업계 선두인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대 55조원까지 점쳐지는 것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게 해준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바람을 타고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 뿐 아니라 롯데·신세계 등 ‘유통공룡’,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과열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쿠팡발 이커머스 경쟁…생존 전략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공식화하자 이커머스 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쿠팡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계속되는 적자에도 적자를 의식하기보단 ‘로켓배송’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해왔다. 이러한 전략에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약 13조2500억원으로 1년 새 2배 가까이 뛰었다.

쿠팡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보한 자금은 △물류 투자 △신사업(쿠팡플레이·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e등) 확대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증권신고서에서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수 확대, 마케팅 채널 확대, 물류센터 추가 개발 등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마련에 분주하다.

이커머스 산업은 현재 적자를 보면서도 고객을 확보하는데 집중하는 구조로 점유율이 낮아지면 회사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몬은 올해 안에 IPO를 추진한다. 티몬은 최근 IPO 전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30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PSA얼라이언스가 주축이 된 PSA컨소시엄이 국내 기관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255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고, 기존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5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상장 작업과 함께 수익성 개선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티몬은 초 단위, 분 단위로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를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타임커머스’가 도입된 이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티몬의 지난해 신규 가입자는 전년 보다 47.8% 늘었으며, 티몬의 프리미엄 멤버십 ‘슈퍼세이브’ 회원은 지난 3분기 기준 전년 동기보다 5배 성장했다.

위메프는 이달 하송 부사장을 대표로 새로 선임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 대표는 2017년 전략사업부문을 맡아 플랫폼 및 신사업 개발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사용자 관점에서 다른 플랫폼보다 우위를 점하겠다는 게 위메프의 구상이다. 취향 맞춤(큐레이션) 서비스 강화도 추진 중이다.

하 대표는 취임사로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철저하게 사용자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11번가·네이버 경쟁력 강화 위한 합종연횡

그간 신선식품 배송을 강점으로 성장세를 보인 SSG닷컴은 올해에는 오픈마켓 사업 진출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의 제품만이 아닌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해 다른 제품도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SG닷컴은 지난해 이용약관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고 개방형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API)을 오픈마켓에 맞게 최적화했다.

최근에는 최영준 전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쿠팡 푸드 관련 상품기획자(MD), 이베이코리아 HR(인사) 업무 담당자 등 오픈마켓 업체 출신을 영입하기도 했다.

오픈마켓이 도입되면 SSG닷컴의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상품 구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쿠팡을 거래액 기준으로 유일하게 앞서는 네이버도 이커머스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네이버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CJ대한통운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물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제휴를 맺었다.

CJ대한통운은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사와 풀필먼트 서비스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물류 협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오늘 도착’ ‘지정일 배송’ 등이 포함된 ‘빠른 배송’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오늘 도착 서비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소비자가 오전 10시까지 주문 시 당일 오후에, 오후 2시 이전까지 주문시 당일 저녁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이 26조8000억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1위 사업자”라며 “네이버는 향후에도 CJ대한통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네이버멤버십으로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1번가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올해 상반기 중 전국 우체국 택배를 기반으로 한 신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11번가는 또,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양사의 협업은 지분 참여 약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직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국내에 어떤 서비스를 선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협력으로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향후 상장 가능성도 대두된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이 2018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5년 내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번가는 아직까지 IPO시점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2018년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를 약속한 바 있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모회사 SK텔레콤이 아마존과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는 점도 상장을 앞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