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10년간 9조 적자...위드코로나·정비수가 인상 등 인상요인 여전

주차장/제공=픽사베이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코로나19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위드코로나,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 등 인상요인들이 상존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9조원의 적자를 낸 상품의 손해율이 잠깐 개선됐다고 보험료를 인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입장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0.8%로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동안 평균 손해율은 83.4%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2% 대비 5.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손보사가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통상적으로는 78~80% 안팎이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1%포인트 변동에 약 1000억원의 흑자·적자 요인으로 여겨진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 전체 원수보험료의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올해 3분기 손해보험 상위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장기인보험 판매 증대의 결과다. 보험사들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운행과 이동이 줄면서 교통사고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해율이 개선된 만큼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자동차보험 보험료율 인하 가능성에 대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의 전체적인 수익성 등을 고려해 금감원이 유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검토 하겠다”면서도 “보험료는 시장의 가격이라는 면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난 1일 말했다.

일반적으로 보험료는 업계 자율로 결정하고 있다. 각 손보사는 보험연구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참고해 보험료 인상폭을 결정한다. 하지만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은 많은 국민들이 가입한 상품인 만큼 보험료 인상 시 보험사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목소리에 손보사들은 부정적이다. 손보업계는 지난 10년간 적자가 났는데 2년간 손해율이 개선됐다고 보험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2010~2020년 사이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액은 8조953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9년에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1조6445억원에 달하며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고, 2001년 이후 자동차보험 영업 흑자는 2017년 266억원이 유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지만 자동차보험료율 인하는 이르다”며 “위드코로나 시행,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증가 등 인상요인들이 상존하고 있고, 그동안의 적자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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