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손보험 손실액 3조원 육박...특히 1세대 계약자들 부담 늘둣

실손의료보험/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올해 실손보험 손실액이 커지면서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 대상은 1세대 실손보험에 2004년과 2007년 각각 3년 갱신으로 가입한 소비자와 2008년 5년 갱신으로 계약한 소비자다. 또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중에서는 2010년과 2013년 계약한 소비자의 보험료가 인상한다. 2014년 이후 3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의 보험료도 소폭 인상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손해보험사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손실액은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손실액은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관리·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액인 ‘발생손해액’을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납입한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많다는 의미로 보험사의 적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보험사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31%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보험사가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고, 보험금으로 130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생명·손해보험사 손실액은 2조5000만원이었고, 지난 4년간 누적적자액은 9조원이다.

실손보험은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있고 이는 가입 시점에 따라 구별된다. 우선 ‘구 실손’으로 알려진 1세대 실손보험은 2003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상품으로 가장 큰 특징은 자기부담금이 없고, 만기가 80세 또는 100세로 길다. 갱신주기는 3년 또는 5년이다.

‘표준화 실손’으로 불리는 2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판매됐고, 여러 차례 갱신을 통해 실손보험 중에서는 가장 장수한 상품이다. 2009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으로 10%이고, 100세 만기, 3년 갱신 상품이다. 2013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는 15년이고, 갱신은 1년이다.

신실손으로 불리는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판매된 상품으로 자기부담금이 기본형 20%에 특약은 30%로 나눠졌고, 보장내용은 2세대 상품에 도수치료·비급요 주사·비급요 MRI 특약이 추가됐다.

올해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실손보험은 앞선 상품과 마찬가지로 갱신은 1년으로 동일하지만,만기는 5년으로 짧아졌다. 이 상품은 손해율 상승의 주원인인 비급여 전체를 특약으로 분리해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상승하는 차등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실손의료보험 종류별 특징/제공=금융감독원
올해 9월까지 각 실손보험별 위험손해율은 1세대 실손보험이 140.7%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2세대 실손보험 128.6%, 3세대 실손보험 112.1%, 4세대 실손보험 40.3%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험업계는 1세대 실손보험 20% 이상, 2세대 실손보험 10% 후반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모든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2014년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매년 보험료가 갱신된다. 하지만 1, 2세대 실손보험은 갱신주기가 3년 또는 5년이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는 소비자의 보험료만 인상된다.

보험료가 가장 많이 인상되는 1세대 실손보험은 2004년과 2007년 각각 3년 갱신 그리고 2008년 5년 갱신으로 계약한 소비자의 보험료만 인상한다. 또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2010년과 2013년 계약한 소비자의 보험료만 인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은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1세대, 2세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이 큰 만큼 실손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 인상 가능성 소식 전해지면서 영업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실손보험 환승영업에 나서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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