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포경수술 허위진단부터 고의 교통사고까지 ‘기상천외’ 수법 등장

보험사기/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보험사기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아들의 포경수술 허위진단부터 고의 교통사고 등 기상천외한 사기수법을 사용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기로 적발된 대형 보험사 및 보험대리점 전·현직 보험설계사 26명에 대해 등록 취소 또는 최대 180일 업무정지 등의 제재를 했다.

제재를 받은 보험설계사의 소속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대형 법인보험대점(GA) 프라임에셋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 밖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농협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 20개 보험사에 소속돼 있었다.

제재를 받은 보험설계사들의 사기수법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했다. 농협손해보험의 전 보험설계사는 2017년 지인들과 공모해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지인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은 뒤 교통사고인 것처럼 꾸며 보험금 1463만원을 챙겼다.

삼성생명 보험설계사는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 기록부를 허위로 부풀려 발급받아 실제 진단비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청구했다.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도 정상적인 입원 치료를 받지 않고 허위 입·퇴원서 등을 발급받아 4개 보험사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보험금을 편취했다.

현대해상 보험설계사는 홀인원 축하 비용을 카드 결제 후 즉시 승인 취소하고, 실제 지출한 것처럼 카드 영수증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485만원을 챙겼다. 또 메리츠화재 보험설계사와 신한라이프(전 신한생명) 설계사는 허위로 진료 영수증과 입·퇴원서를 제출해 보험금을 받았다.

GA 엠금융서비스의 한 보험설계사는 아들의 포경수술을 ‘귀두포피염’이라는 병명의 허위 진단서로 3개 보험사에서 총 760만원을 받았다. 프라임에셋의 보험설계사는 여행 중 휴대전화 액정이 파손된 것처럼 신고해 5개 보험사에서 100만원을 타냈다.

이 밖에도 세안뱅크의 설계사는 비타민 주사를 질병 치료 목적의 면역력 강화제로 허위 진단서를 받았고, 비엡시금융서비스의 설계사는 본인 및 가족의 인적사항을 위조해 보험금을 편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보험금 지급에 대한 정보가 많은 만큼 보험사기의 유혹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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