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데뷔땐 회장 지분가치 1조2000억...'실탄 마련 고민' 한방에 해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심사 중이다. 예상 몸값은 최대 10조원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최근 주당 12만원대(액면분할 후)에 거래되고 있다.

15일 국내 최대 비상장 중개 거래 회사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현재가는 전일보다 0.78% 내린 12만6500원이다. 시가총액은 9조6081억원이다.

지난 30일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예비심사는 청구 후 45영업일 내에 심사결과를 통보해야 하므로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오는 11월 중후반 상장계획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량기업에 적용되는 패스트트랙(신속 심사)을 활용해 내년초 기업공개(IPO)를 마칠 예정이다. 거래소 승인 후 공모 규모, 신주와 구주 비율 등 구체적인 상장 조건을 확정하고 증권신고서 제출, 투자자 모집 등을 거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이다.

예상 몸값은 6조~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모회사인 현대건설의 시총이 5조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장외 거래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6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비교대상 기업인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코스피 기업 평균에 비해 저평가돼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현대엔지니어링 시총은 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현재 밸류에이션에 비춰봤을 때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목표는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계획 대비 부진한 해외수주는 아쉽지만,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땐 정의선 회장의 지분가치가 1조2000억원 정도다.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유일한 비상장회사다. 증권가는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 정 회장이 IPO를 통해 보유한 주식 89만327주(지분율 11.72%)를 현금화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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