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호실적 전망 우세...애플카 출시 가능성에 전장사업 성장기회 분석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애플이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신제품 아이폰13에 대해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애플과 국내 관련사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6% 하락한 148.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작 대비 혁신성이 없다는 점이 시장의 실망을 가져오며 장중 한때 1.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 아이폰 관련 수혜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요 공급사 LG이노텍은 15일 전 거래일 대비 1만2000원(5.27%) 떨어진 21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도 비에이치, 덕우전자, 아이티엠반도체 등도 하락 마감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공개가 다가오면서 LG이노텍에 대한 관심이 모이던 차였다. LG이노텍은 신형 출시의 수혜를 받으며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첫 5세대(5G) 스마트폰 아이폰12의 카메라 모듈 수요 덕분에 올 상반기 호실적을 냈다.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16.5% 급증한 49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이노텍이 올 상반기에 생산한 카메라모듈은 1억521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47.9% 급증했다.

아이폰13에 대한 실망으로 매물이 쏟아지며 하루 만에 5% 급락한 LG이노텍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부품 공급사인만큼 애플 신제품 출하량으로 실적을 가늠해 볼 때 실망하기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KB증권은 아이폰13이 전기종 대비 출하량은 감소하겠지만 절대적인 관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비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3의 출시 후 6개월간 출하량을 아이폰12 대비 10% 감소한 9000만대로 추정한다"며 "2018년 출시된 아이폰XR·XS·XS Max 등의 출하량과 비교했을 땐 30% 증가, 2019년 출시된 아이폰11의 출하량과 비교했을 땐 7% 증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LG이노텍과 아이티엠반도체, 비에이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LG이노텍과 비에이치는 고객사 내 점유율 상승, 아이티엠반도체는 스마트폰 침투율 확대와 스마트워치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13은 혁신적인 제품 스펙 상향이 부재하지만 증가한 저장용량 대비 낮아진 가격, 여전히 낮은 5G 침투율 등으로 우려보다는 양호한 판매가 예상되고 국내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LG이노텍과 비에이치, 아이티엠반도체, 덕우전자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LG이노텍의 경우 경쟁사인 샤프가 센서시프트 수율 부진, 베트남 공장에서의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아이폰13 시리즈 출하량으로 아이폰12 시리즈 대비 23.5% 증가한 7080만대 수준을 전망했다. 출하 시점이 전작보다 약 1개월 정도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기판소재, 광학솔루션, 차량전장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판소재사업은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인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S)’와 ‘포토마스크’를 보유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적용이 확대되며 더욱 주목받는 소재 TS와 포토마스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40%, 33%다. 사물인터넷(IoT)·모바일통신 반도체 기판인 ‘RF-SiP’ 등도 5G, 폴더블폰 인기로 각광받고 있다.

광학솔루션사업은 카메라모듈, 3D 센싱모듈 등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차량전장사업도 전기차, 커넥티드카 등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아이폰 신형 발표를 통해 LG이노텍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카메라 모듈 기술로도 재조명 받고 있다. 스마트폰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는 고사양 카메라 성능을 구현해 경쟁사들과 거리를 벌렸다는 평이다.

전작 아이폰12 시리즈에는 고사양 모델에만 적용됐던 센서 시프트(손떨림방지기능) 기능이 4종 모델 모두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센서 시프트가 적용된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과 일본 샤프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카메라 모듈 공급사 중 하나였던 중국 오필름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논란으로 지난해부터 공급망에서 제외된 상태다.

코로나19 이후 센서 시프트 경쟁사인 일본 샤프의 베트남 호치민 공장이 가동 중단됐다. 일부 물량이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북부 하이퐁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LG이노텍으로 발주 전환된 것이 알려졌다. LG이노텍은 그동안 아이폰 카메라 모듈의 약 50%를 담당해왔지만 이후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로는 전년 대비 매출은 34% 증가한 12조8000억원이, 영업이익은 71% 늘어난 1조1700억원이 각각 제시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당장 3분기 매출도 역대급 매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3분기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 3142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와 252% 증가한다는 추정치다.

김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의 3468억원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라며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73% 증가한 2조5000억원으로 추정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지난해 3분기 이후 최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와 기판소재 사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2022년에는 북미 전략고객의 카메라 모듈 사양 업그레이드, 기판소재 수익성 개선 지속, 전장부품 사업부의 흑자전환 등으로 실적 성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다”라며 “특히 2024~2025년 애플카 출시 가능성은 중장기적으로 LG이노텍 전장사업에 잠재적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봤다.

LG이노텍은 이미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인 동시에 북미 최대 전기차 업체를 포함해 15개 이상의 자동차 업체에 전장용 카메라 및 자율주행 부품을 이미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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