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환급일 9조 넘게 불어난 75조1675억원…사상 두번째

3~4분기도 카카오페이·롯데렌탈 등 공모 영향권…변동폭은 줄듯

게임 업체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 청약 첫날인 2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공모주 청약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연일 출렁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HK이노엔, 크래프톤 등 다수 기업의 청약이 몰리면서 자금의 이동이 눈에 띄게 늘어난 영향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7월 말부터 급증·급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에는 9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5월 3일(77조9018억원) 이후 두번째로 많은 75조167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카카오뱅크 청약 환급금 57조9762억원과 HK이노엔, 크래프톤의 청약 대기자금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 날에는 예탁금이 67조2561억원으로 7조9114억원이나 줄었다. 이달 2일에는 다시 2조3943억원 증가하면서 69조6504억원을 기록했다. 매일 수조원의 예탁금이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의 급증·급감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 크래프톤의 청약금 환불과 함께 롯데렌탈, 일진하이솔루스,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공모주 청약이 3~4분기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크래프톤의 일반청약 흥행 실패로 투자자들의 '묻지마 청약'이 줄어들면서 투자자예탁금의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달 2~3일 실시된 크래프톤의 일반공모 청약에는 5조358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상장 전부터 IPO대어 중 한 곳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 SD바이오센서(31조9000억원), 원티드랩(5조5291억원)보다 성적이 저조했다. 상장 과정에서 불거졌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크래프톤의 일반공모 청약 마지막 날인 3일 투자자예탁금은 전일과 비교해 오히려 2472억원 늘어난 69조89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카카오뱅크는 공모 당시 약 8조원 줄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도 7조원 가량 감소했다. 크래프톤 청약 때 뚜렷한 자금 이동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 일반청약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투자자들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영향을 받아 보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며 "투자자들은 향후에도 공모가 고평가 이슈가 부각되는 기업에 대해 무작정 투자하기보다 '옥석 가리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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