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약점 '해외사업' 흑자전환 성과 불구 갈 길 멀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본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임기 2년차를 맞이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리더십이 코로나 위기 국면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윤 행장은 취임 초 기업은행 노조에 발목 잡혀 호된 신고식을 치루며 험난한 과정을 겪었지만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은 58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대출자산 성장과 거래기업 경영상황 회복 등에 따른 안정적 건전성 관리, 수익원 다각화 노력에 기인한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을 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작년말보다 5조3000억원 늘어난 192조100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23.11%로 중소기업금융 특화 은행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점진적인 경기개선 영향으로 대손비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떨어진 0.2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오른 1.47%였다. 카드 이용대금 감소 영향(-0.02%포인트) 등 특이요인을 제외한 순이자마진(NIM)은 0.03%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자회사 실적 개선까지 이뤄내 수익원 다각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은행 자회사의 경우 IBK캐피탈·투자증권·연금보험 등의 실적 증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8.9% 급증한 90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윤 행장은 올해 1분기 만족스러운 성과를 가지고 임기 중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은행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은행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는 글로벌 사업부문의 성장도 시급하다.

기업은행 IR북에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법인이 거둔 순이익은 54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3억원의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시중은행의 글로벌 사업부문 수익성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다.

기업은행의 해외법인 실적 개선은 지난 2019년 설립한 IBK인도네시아은행이 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출범 첫해인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82억원, -39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줄곧 적자의 늪에 빠져있었다.

중국 법인도 올해 1분기 50억원의 순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늘었다.

다만 올해 초 출범한 미얀마 법인은 군부 쿠데타 사태로 정상적인 현지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지부진했던 해외사업 부문에서 올해 1분기 코로나 위기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온 만큼 앞으로 글로벌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ESG경영과 디지털전환 가속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윤 행장이 남은 임기 동안 다른 국책은행들과 다른 차별화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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