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매각·분리매각·단계적 철수 거론…인수 후보자 놓고도 설왕설래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한국씨티은행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첫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씨티은행의 이사회는 씨티그룹의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 이후 첫 이사회로, 국내 소매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화두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현재 씨티그룹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한 바가 없어 당장 진전된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과 관련해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업무 폐지 등 크게 3가지 선택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의 각 부문을 분리해서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소비자금융 사업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이다.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매각할 당시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타진했고 그중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이를 인수한 사례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매각이 어려울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는 방식이 거론된다. HSBC은행이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승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실패하자, 2013년에 결국 청산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입장이 공식화 되자 시장에서는 국내 금융그룹사들의 인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이 한국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방침 외에는 구체적 일정과 방향이 전혀 공개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인수합병(M&A) 계획을 드러내기 조심스런 상황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일부 대형 금융지주와 지방 금융지주, 제2금융권이 잠재적 후보군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지방금융지주와 2금융권의 경우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 효과로 영업망이 중앙으로 확대될 수 있고, 대형 금융그룹은 씨티은행의 강점인 자산관리(WM) 부문에 대한 매력 때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반면 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 철수하는 만큼, 과연 이를 매수하려는 금융사가 나올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씨티은행의 고객 대출 자산은 24조7000억원,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이었다. 전체 임직원 수는 3500명이며, 이중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9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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