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배당’ 카드로 주주환원 확대 행보…"코로나 변수로 지켜봐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본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음에도 KB금융그룹에 밀려 리딩금융 탈환에 실패하면서 조용병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조 회장과 신한금융에 라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의 징계가 감경되면서 위기를 넘겼지만, 지난해에 이어 리딩금융 타이틀을 놓치면서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1분기 1조191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KB금융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KB금융은 1분기 1조270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782억원 차이로 신한금융을 앞서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각 금융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 실적도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신한은행은 656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KB국민은행은 이보다 322억원 많은 6886억원을 기록, 근소한 차이로 리딩뱅크 타이틀을 수성했다.

증시 호황 탓에 그룹의 순이익 증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증권 계열사의 실적에서도 차이도 났다. KB증권은 1분기 22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신한금융투자는 1681억원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신한금융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의 순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 증가폭이 경쟁사에 비해 다소 낮고, 비은행 자회사들의 이자이익이 부진한 탓에 그룹의 핵심이익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이 올 1분기 이익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이 조화를 이뤘다”며 “이익률 개선으로 자본비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자사주 매입과 분기배당 등 배당성향 상향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출부문 성장과 전년보다 대손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영향으로 은행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조 회장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차별화된 시장소통 행보를 보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3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앞서 조 회장은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분기배당 시행에 대해 배당성향보다 총 주주환원 개념으로 자사주 매입까지 적극 검토해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이 선제적 자본 확충과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차별화된 배당성향 결정으로 분기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지만,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 등 녹록하지 않은 외부환경을 고려했을 때 현실화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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