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사업 가치 7조 넘어"…SK바사는 여전히 시초가 밑돌아

자료=신영증권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상장 이후 몸값이 최대 7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상장한 SK그룹의 백신 관련 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IET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시행했다. SKIET는 이를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28~29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주당 7만8000~10만5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1조6684억~2조2460억원이다.

이번 공모 주식 수는 신주 855만6000주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구주 매출 1283만4000주를 합해 총 2139만주다. 이 가운데 25~30%에 해당하는 534만7500~641만7000주가 일반 공모 청약 대상이다. 밴드 상단 기준 SKIET 몸값은 7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2019년 모회사에서 분할돼 설립됐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분리막을 생산한다. 분리막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SKIET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티어1' 습식 분리막(LiBS) 시장점유율 26.5%로 1위를 점하고 있다. 습식 분리막 사업은 고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IET 매출액은 4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52억원, 882억원을 기록해 55.4%, 38.4%씩 늘어났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공장 증설을 통해 2차전지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점유율을 굳히고, 2030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도 합의로 일단락되면서 리스크 요인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 등장한 '초대어'인 데다 전기차 관련 유망 소재기업인 만큼 투자업계의 이목도 몰린다. 특히 지난 3월 상장 당시 공모는 흥행했지만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다른 양상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에 올랐으나 이틀째부터는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 7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이 기간에만 26.92% 하락했다. 현재도 시초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장 당일 13조원에 육박하던 시총은 지난 23일 기준 11조51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SKIET의 공모 흥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정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기타 사업의 기업가치가 약 20조원이라면 분리막사업 가치도 약 7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분리막사업 특성상 안전성 인증까지 수 년의 시간이 소요돼 신규 진입이 어렵다"며 "분리막 상위 업체들의 영업이익율은 30~40%에 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장 대표 주관 업무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 맡았다. 공동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다. 일반 청약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인수회사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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