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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는 가운데 매수세가 대형주·정보기술(IT)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업종은 'KRX 정보기술'로 912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전체 순매수액(3조원)의 30.4%를 차지하는 규모다.

KRX 정보기술은 반도체, IT 장비·서비스, 2차전지 등과 관련이 있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종목들로 구성됐다.

외국인은 이중 삼성전자를 1조2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이다.

지난달만 해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99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RX 정보기술 업종에 대해서는 1조40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분기 깜짝 실적과 함께 부진했던 반도체가 2분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성장주의 강세 등도 IT 업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도 IT 수요를 키워줄 만한 요소들이 많다"며 "미국의 금리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 최근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성과가 좋아지는 국면이다 보니, 미국 IT 기업이 괜찮아지고 있어서 국내 IT 기업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국내 대형주에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우량주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100'을 2조8000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전체 순매수 규모의 94%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당분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가운데 코스피는 2년 10개월 만에 전고점을 넘어선 바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의 회복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힘입어 수출 개선세와 코스피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도 진행 중"이라며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 우려 등) 금융 불안 요인을 제외하면 경제 여건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 3200은 개인 투자자의 보유 주식이 이익 구간에 들어서는 지점으로, 구간에 들어서면 개인 자금은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때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견인하는 주체는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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