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패브릭아트 ‘Sonido’초대전, 3월28~4월10일, 구구갤러리

“공예와 회화작업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접목성에 치중했다”는 김성혜 작가
“울, 면, 테이프사 등 다양한 섬유소재의 조합과 면사와 마사가 먹(墨)을 만나 느낌 좋은 그라데이션(gradation) 염색기법 등의 운용으로 작업했습니다. 직선을 과감하게 잘라서 다시 붙이는 반복성으로 공예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단순성의 회화성이라는 융합미학에 방점을 두려 했지요.”

3월28일부터 4월10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구구갤러리에서 섬유미술16점을 비롯하여 회화와 설치작품 등 총25점으로 평면공간이 아니라 입체적인 ‘Sonido’초대전을 갖는 회화·패브릭아티스트 김성혜(Painting·Fabric Artist KIM SUNG HYE)작가를 인터뷰했다.

Sonido(소니도), 116×81㎝ Mixed Media Textile, 2019
신작은 ‘서양화가 김성혜 회화30년’ 화업 에너지가 패브릭아트와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있다. 고봉준령들이 저마다의 협곡을 타고 순식간 솟아오르는 기운들이 마침내 허공에서 충돌과 화해의 용틀임으로 뒤섞이듯, 생의 기억들이 한 올 한 올 여물어 단단한 씨앗이 된 시간의 흐름들이 꿈결같이 잔잔한 수면위에 드리워져 있다.

교교히 흐르는 달빛에 흐르는 백자의 옆모습인가. 액을 풀 듯 살풀이춤사위 같은 부드럽고 강인한 운율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각인시키는 그것은 분명 한국성과 다름이 없다.

92×65㎝
그런가하면 조합과 해체라는 모순적 두 작용이 하나의 시공간에서 연동된다. 수직과 수평으로 과감하게 단절시킨, 원시인류의 도상(圖像)에 드러나는 격자 이른바 그리드(Grid) 기하학적구조의 회화성을 바탕으로 반복성을 구현해내고 있다.

각기 이질적 특성을 가진 다양한 천연, 인조섬유들이 작가의 혼(魂)이 배어들면서 조화의 그라데이션으로 승화된다. 그럼으로써 혼성(Hybrid)의 창조성을 성취해냄과 동시에 현대미술에서 섬유미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성혜 작가는 “먹물이 자연스럽게 올라온 마사를 이용한 작업은 작가로서 몰입의 고통이 있었지만 그러나 행복했습니다. 막히면 돌아가는, 순리대로 풀어가려 하였지요. 마음이 가는 직관으로 성질이 서로 통하는 느낌의 섬유로 혼합하여 색을 이루고 짜고 꼬아 풀어갔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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