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한국테크놀로지 김용빈 회장의 '돈줄' 역할
"아직 우려할 상황 아니다" 해명...‘배임’ 몰릴 수도

S저축은행이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에 118억원을 대출해주면서 담보로 잡은 주식가치가 대출 원금보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반대매매를 실행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저축은행이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에 118억원을 대출해주면서 담보로 잡은 주식가치가 대출 원금보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반대매매를 실행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S그룹 계열의 저축은행 2곳이 한국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인 한국이노베이션에 118억원을 대출해주면서 담보로 잡은 주식가치가 대출 원금보다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반대매매를 실행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은 주식가치가 담보설정 금액 밑으로 떨어지면 거의 '기계적으로' 반대매매가 나온다. 하지만 S저축은행과 S플러스저축은행은 주식가치가 대출금을 밑도는 데도 아직 반대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이노베이션이 S저축은행과 S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으면서 맡긴 한국테크놀로지 주식의 지분가치가 대출금액을 밑돌고 있다.

한국이노베이션은 보유중인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1762만2234주(14.06%) 가운데 1577만2869주를 담보로 117억9900만원을 빌렸다. 담보설정금액은 255억원이다.

한국테크놀로지의 전날 종가는 684원으로 담보로 맡긴 1577만여주의 가치는 107억8800만원에 불과하다. 대출원금보다 10억여원 적고, 담보 설정금액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한국이노베이션은 김용빈 회장이 50%, 김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홀딩스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한국이노베이션은 작년 81억6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53억2900만원에 불과해 대출금을 갚을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만약, S그룹이 담보 주식을 모두 반대매매할 경우 한국이노베이션의 한국테크놀로지에 대한 지분은 184만9365주(1.47%)만 남게 된다. 김 회장의 지배력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 주식은 달랑 7만3619주(0.06%)에 불과하다.

한국테크놀로지 반대매매에 대해 S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매매를 하지 않아 회사가 손실을 입을 경우 배임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S저축은행은 김 회장이 거느렸던 한국코퍼레이션에 대해서는 2년 전 반대매매를 실행한 적이 있는데 한국테크놀로지에 대해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100% 지분을 가진 한국홀딩스를 통해 한국코퍼레이션을 인수하고, 두달 후에는 한국코퍼레이션을 내세워 한국테크놀로지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한국홀딩스는 한국코퍼레이션 주식 517만주(13.57%)를 담보로 S저축은행과 S플러스저축은행에서 76억원을 대출받았다. 한국코퍼레이션의 주가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낮아지자 S 측은 2020년 3월 담보로 잡은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이로 인해 한국코퍼레이션에 대한 한국홀딩스의 지분율은 14.86%에서 1.29%로 떨어졌다. 이 반대매매 직후 한국코퍼레이션은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2년 넘게 거래정지 상태며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

S그룹과 김 회장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김 회장→한국홀딩스→한국이노베이션→한국테크놀로지→대우조선해양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고, S저축은행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돈줄'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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