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낸드 기술 경쟁 본격화
올해 176단 대세…삼성, 상반기 내 제품 출시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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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176단 낸드플래시의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서버 등에 들어가는 고사양 메모리의 세대교체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P2 공장에서 7세대 176단 V낸드를 조만간 양산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얼마나 높이 쌓느냐가 중요하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낸드플래시 중 가장 높은 적층 수는 176단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 SK하이닉스에 이어 세 번째로 176단 낸드를 양산하게 된다. 특히 칩에 하나의 구멍을 한 번에 뚫는 싱글스택 기술 대신 두 번의 공정으로 나눠 뚫는 더블스택 기술을 적용한다. 이 기술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이미 사용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176단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시기가 늦춰졌다. 현재는 제품 양산 준비를 마치고, 고객사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의 일정과 시장 상황을 보면서 176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76단 낸드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출시한 것은 미국의 마이크론이다. 글로벌 낸드 점유율 5위인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지난해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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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176단 낸드 양산에 들어갔다. 올해 고사양 낸드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고 후발주자들을 견제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연말 176단 낸드플래시의 비중은 70%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176단 낸드를 출시하면 경쟁사들의 적층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등 낸드 제조사들은 200단 이상의 적층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말 200단 이상의 낸드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더블스택 공정을 통해 200단 이상 낸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에 이 공정을 처음 적용한다. 삼성은 더블스택을 사용할 경우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경쟁사보다 도입을 늦췄다.

2020년 12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한진만 전무는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20'에서 "같은 더블스택이라 해도 경쟁사와는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며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단순 계산해 256단 적층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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