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표면에 몰려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진=EPA=영국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이 통제불능 수준으로 빠져들고 있는 영국이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에 이어 항체치료제의 대량 보급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들이 실제로 병을 앓지 않도록 신속히 면역을 부여하는 항체치료제를 영국 과학자들이 시험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치료제는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런던대학병원(UCLH)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모노클론항체 신약이다.

이 치료제는 AZD7442로 알려진 항체 조합을 쓴다. 코로나19 완치자에게서 추출된 항체가 아닌 연구실에서 생산된 항체를 두 차례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약된다.

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아 발병을 억제한다. 항체치료제가 투약되면 백신 접종으로 얻는 면역력과 일부 비슷한 효과를 신속하게 낼 수 있다.

현재 접종되고 있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접종 후 예방효과가 1개월 정도 뒤에 나타난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노출된 지 8일 이내의 초기 확진자들을 투약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6∼12개월에 이르는 예방효과가 시험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디언은 의약품 규제당국이 연구결과를 심사해 승인하면 이르면 내년 3월이나 4월 이 항체 치료제가 사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항체치료제가 실제로 기대한 효과를 낸다면 백신이 완전히 보급되기 전까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보건,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 최근 접종에 들어간 백신은 내년 여름이 돼서야 전반적 보급이 완료된다. 국민 70∼80%가 확실한 면역력을 확보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집단면역 효과로 팬데믹은 종식된다.

항체 치료제는 그 사이에 초기 확진자들이나 노출 의심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투약돼 감염 확산세를 억제하거나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

가디언은 "이번 항체치료제가 즉각적인 면역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 "발병 억제를 위해 병원 입원자들이나 요양원 거주자들에게 응급치료제로 투약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구성원이 투약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고 대학생들처럼 집단으로 어울려 생활하는 이들 사이에서 확산을 막는 데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UCLH의 바이러스 학자인 캐서린 훌리언 박사는 "효과가 입증돼 노출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무시무시한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무기고에 새로 멋진 병기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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