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내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는 2009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고, 2018년 폐암으로 또 수술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간에서 암 병변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거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인 1993년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연방대법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 후 남성 생도의 입학만 허용하던 버지니아군사학교에 여성을 받거나 아니면 주 정부의 예산 지원을 포기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등 여권 신장에 힘썼다. 또한 사형제도의 제한적 허용에 찬성하며 그가 연방대법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지적 장애가 있거나 18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 주 정부가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성소수자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소수의견으로 이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동안 최고령 연방대법관인 긴즈버그의 건강 상태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가 복귀하지 못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할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할 경우 대법원의 정치적 균형이 보수 쪽으로 더욱 기울게 된다. 긴즈버그도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듯 은퇴를 미루며 대법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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