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인신매매 보고서' 공개…"北정권이 해외 노동자 월급의 70%~90% 뜯어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9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지속적으로 인신매매를 장려하고 있고, 이들에 의해 체계화된 강제노역은 "정치적 압력 수단의 일부이자 경제체제의 기둥"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여기서 인신매매는 북한 정권에 의해 이뤄지는 해외 외화벌이 강제 노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북한 정권이 자국민을 국내와 해외 강제 노역으로 내몰고, 거기서 벌어들인 돈을 통치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국무부는 20일 공개한 '2019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국무부는 "북한은 어린이 노동, 강제동원 노역, 해외 노동자 착취 등을 일삼는 인신매매 후원국"이라며 최하위인 3등급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3등급을 받은 것은 2003년부터 17년째다.

3등급 그룹에는 북한 외에도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쿠바 등 21개국이 포함됐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비(非)인도적 구호 및 지원금 지원이 중단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

한편 1등급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33개국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현재 북한의 해외 외화벌이 노동자는 9만여명으로, 대다수가 중국과 러시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2~16시간 근무에 시달리며 매달 하루이틀밖에 쉬지 못한다.

또 북한 정권이 월급의 70%~90%를 갖가지 명목으로 뜯어가, 정권은 연간 수 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다.

더불어 약 8~12만명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강제 노역에 동원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범 수용자들은 종종 폭력과 고문, 의료 지원 부족,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여성 수용자의 경우 성적 학대를 당하기도 한다.

그밖에 학교에서 교장과 교사들이 어린 학생들을 건설 현장으로 보내고 지역 정부로부터 수수료를 챙긴다는 내용도 담겨있다고 VOA 방송은 전했다.

이 보고서는 이번에도 중국 내 탈북 여성 인신매매 실태에 관해 상세히 전했다.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여성과 심지어 소녀들이 인신매매범들에 의해 중국 내 집창촌에 팔려가거나 인터넷 성매매에 넘겨진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북한 여성과 심지어 소녀들이 중국 남자와 강제결혼을 당하거나 술집에서 강제노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 여성들은 혹시라도 중국 공안에 발각돼 북송될 경우 처형당할 것을 두려워 해, 인권 침해에도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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