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볼턴처럼 "北, 안보리 결의 위반" vs 트럼프 "작은 무기일 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제일 오른쪽). 제일 왼쪽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AP/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승훈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미국 중앙정부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이번 발언의 속뜻과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국무부는 국방부 소관이라며 직접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국방장관 대행의 발언에 대한 국무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방부 소관이고 국방부에서 대응하도록 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북한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전체가 유엔제재 위반이라는 나의 어제 코멘트를 다시 주목하게 하고 싶다. 국무부의 초점은 위협을 전부 제거하는 데 있다"는 말로 대통령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지난 25일 볼턴 보좌관은 일본 도쿄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는데 이것이 일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라며 볼턴의 발언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사람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주목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 사진=AFP/연합뉴스
한편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29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제재를 지속할 것이며, 국방부의 일은 외교가 실패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초점은 준비에 있다"고 말했다.

섀너핸 대행은 "우리는 제재 집행과 준비에 아주 일관되게 정렬돼 있다"면서 "외교의 조건을 정하는 것도 국방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섀너핸 대행은 '트럼프와 볼턴의 엇박자'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불일치는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섀너핸 대행은 "우리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정렬돼 있다"면서 "어떠한 흔들림도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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